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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는 미워하지만 사람을 미워하면 안 되는 이유
  • 다산저널
  • 승인 2018.03.10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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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저널]김선택 한국납세자연맹 회장=조두순, 이윤택, 고은, 조민기, 연쇄 성폭행범 등 괴물을 볼 때 "괴물은 나와 상관이 없는 별종, 사이코, 능지처참할 나쁜 놈, 이 사회로부터 영원히 격리 시켜야 한다"라는 댓글이 줄을 잇는다. 이런 태도는 죄, 그 사람의 행동을 벌하는 것이 아니고 사람을 벌하는 태도이다. 우리가 당신을 벌하는 것이 아니고 당신의 범죄를 처벌하는 태도를 취해야 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우리가 범죄를 처벌하는 이유는 범죄자가 죄를 뉘우치고 다시는 범죄를 저질렀지 않도록 하는 것인데 사람에 대해 처벌하면 그 사람은 존중받지 못하였다고 느끼면서 죄를 뉘우치기보다는 분노하게 된다. 누구든 자신을 나쁜 놈으로 낙인을 찍으면 자존감에 상처를 받게 되고 반발하게 된다.
사람에 대해 처벌하면서 죄를 뉘우치라고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죄, 행동에 대해 처벌하면 범죄자는 인간으로 존중을 받게 되고 자신의 죄를 뉘우치고 다음에 범죄를 쉽게 컨트롤할 수 있게 된다.

둘째, 사람보다 행동을 제재하는 것이 훨씬 자연스럽고 인간적이다. 모든 인간에 대한 존중하는 태도를 갖는 것은 범죄를 예방한다. 범죄는 인간을 존중하지 않는 태도에서 생기기 때문이다. 인간의 목숨, 신체에 대해 함부로 하는 문화가 범죄를 양산한다. 그래서 스웨덴 헌법은 사형 폐지와 태형을 금지를 규정하고 있다.

셋째, 괴물, 사이코가 우리와 다른 인종, 태어날 때부터 사이코라고 생각하는 것은 인종주의적인 관점이다. 괴물은 태어날 때부터 괴물이 아니고 환경이 우리 사회가 함께 만든 것이라는 관점이 중요하다. 인종주의적인 관점을 취하면 나의 책임은 없고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사이코라는 인종을 제거하면 된다.

괴물은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는 관점을 취하면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이고, 나도 권력과 돈을 가지면 성폭력 가해자가 될 가능성이 있고, 나도 고은 세대와 같이 일제시대, 굶주림, 해방 후 좌우 싸움, 전쟁과 강간, 마을 사람끼리 죽고 죽이는 싸움, 아버지가 총으로 죽창을 죽임을 당한 것을 목격한 아들, 부모 없이 자란 고아로 자랐다면, 한참 젊은 나이에 스님이 되어 성적 억압을 당하였다면 나도 사이코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게 된다.

죄를 벌하지만 어떻게 괴물이 탄생하였지 이해하고, 다시는 괴물이 탄생하지 않도록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관심을 집중하게 된다. 고은 시인을 보면 돌아가신 아버지가 생각난다. 아버지는 술만 먹으면 울고 술집에서 집에 돌아오지 않았고, 가끔 전화기를 부수었다. 현재 기준으로 보면 또 다른 측면의 괴물로 인식할 수 있지만 고아로 자라면서 생존이 힘들었던 아버지를 나는 이해한다.
또 괴물은 나와 같은 인간이라는 것을 인정하면 “매일 여자를 탐닉하는 꿈을 꾸는 것은 건강한 성인이고 남자들 대부분이 성폭력에 대하여 자유롭지 않다는 사실을, 자신 내면의 성적 욕망을 인정할 수 있다.

남자가 젊은 여자와 섹스를 하고 싶은 것은 기본적인 본능이고, 돈과 권력을 가지면 그 정도가 심해진다"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딸에게 “지사든, 장관이든, 대통령이든 남자가 누구이든 남자 혼자 있는 방은 위험하므로 들어가면 안 된다"라는 안전예방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고, 공직자 윤리 규정을 개정하여 시스템적으로 통제장치를 마련할 수 있다.

21세기 민주국가의 국민은 범죄 혐의가 있는 경우에는 여론재판이 아닌 법원으로부터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가 있다. 그런데 지금과 같이 법원의 재판 전에 언론과 대중에 의해 명예살인을 하는 것은 헌법에 위배되고, 시계를 중세로 돌리는 것이다.

헌법 12조는 “모든 국민은 고문을 받지 아니하며, 형사상 자기에게 불리한 진술을 강요당하지 아니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범죄 혐의자에게 조그마한 숨통의 틈도 주지 않고 극도의 수치심으로 자살을 유도하는 것은 “사람을 고문해 죽이는 것”과 유사한 것이다. 이것은 문명사회의 수치다. 한 사람이 자살하면 그 주변의 많은 사람이 고통을 받고 이 사회는 불행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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