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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와의 영원한 이별이 반가울 리 없다.
  • 조성은 전 국민의당 비대위원
  • 승인 2018.10.09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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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척 미운 사람이다가도, 생을 등지는 길에는 왜 저 사람과 나의 인연은 이토록 유쾌하지 못했는가, 하는 아쉬움과 그 생을 추도하는 마음이 엉겨버리는 그 정도의 마음은 누구에게나 들 것이니까.

가까운 사람일수록 그 생이 얼마나 아쉽고 찬란했으며 다정하고, 많은 장점을 가진 삶이었던 지를 잘 알게 된다. 부대끼고 살아가던, 공유된 시간이 단순히 타인의 분리된 시간이 아니라 나의 삶까지 연결되어 있는 그런 생.

그런 사람을 잃게 되면, 비통함과 충격, 슬픔과 죄책감, 아쉬움과 누구를 향하는지 모를 원망, 공허함과 허탈함, 때로는 여전히 살아있는 것 같은 인지부조화까지. 그 감정은 군데군데마다 특정한 색을 알 수 없지만 이어진 스펙트럼처럼 종류도 다양하고 깊이도 다르다.

늘, 누군가의 죽음은 그렇다.
하지만, 그 죽음을 하나둘씩 겪을 때마다 느끼게 되는 것은.
그 마지막 이별까지의 감정이 너무 비극적이어서 고되고 고통스러울 때에는, 그 사람과 부대끼며 살던 행복하고 찬란했던 시간들이, 나에게 특별히다정하고 그 사람이 가졌던 장점과 좋았던 것들이.

마지막 비극에 뒤덮여 그 사람이 지녔던 색을 모두 무채색으로 기억하게끔 한다.
기억만 해도 송곳으로 내리긋는 것처럼 아픈 것이, 비단 마음뿐만 아니라 몸까지 아파지는 슬픔이거나 추억들은 트라우마가 되어 떠올리는 것조차, 그의 부재와 죽음을 인지하게 되어 마음 깊은 곳에 덮어두고 시간만 지나가길 바라는 나의 모습이 망자가 바란 모습이 아닐 텐데.

시간과 기억은 어느 순간까지 선명하다가도, 툭 하니 멀어지는 것이어서 덮어두고 지나가기만을 기다렸다가 막상 꺼내들었을 때에는 이미 바래져서 아무것도 남지 않게 되더라는 이야기.
그래서 혹자에게라도, 죽음을 준비하는, 또는 떠나보낼 준비를 하는 사람에게는 천천히 놓는 준비를 해야만 한다고 독한 소리를 한다.

그 죽음의 순간이 너무 비극적인 것을 알고 있으니, 공포스러움과 두려움에 경색되어서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결국 바래질 때까지 내가 피폐하게 되거나, 마음속 어딘가에 가둬두게 되거나, 잊으려고 하거나, 도망치게 되는 그런 일들만 남을 테니.

조금 더 편해질 시간을 기다리다가, 사진 한 장도 남겨두지 못하고 외면하다가, 이제는 얼굴조차 기억이 안 나는 누군가들에게, 늘 미안함에 사로잡혔던 시간들과 풀어내느라고 글을 무척 많이 써 내려갔었다.

오늘도 독한 소리를 했다.
그렇지만 모진 위로였음을 알고는 계시겠거니, 한다.
어느 순간 떠날 수 있음을 깨닫고 나니, 늘 나는 나를 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오래 기억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떠나는 사람들도 같은 생각을 할 텐데......

조성은 전 국민의당 비대위원  webmaster@dasanjourn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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