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 2018.11.13 화 21:32
상단여백
HOME 칼럼&사설
사람의 양심과 신념을 법으로 판단하는 웃기는 나라
  • 박혜범 섬진강정신문화원장
  • 승인 2018.11.04 11:33
  • 댓글 0

어떤 사람의 양심이 바른 것인가?

어떤 사람의 신념이 옳은 것인가?
그리고 누가 무엇으로 누구의 양심과 신념이 바르고 옳은지를 어떻게 판단하는가?

법은 국가와 사회의 질서를 위한 기준이고 규정일 뿐, 이것이 심판의 대상이 되어 법정에 섰을 땐, 어떤 사람의 양심이 바른 것이고, 어떤 사람의 신념이 옳은 것인지를 판단하는 것은 사람인 판사이고, 판사가 가지는 양심과 신념에 따라, 판단의 기준이 달라지는 것이기에 하는 말이다.

본래 사람 개인이 갖는 양심과 신념이라는 것은 형체가 없어 어떻게 생긴 것인지 눈에 보이지 않고, 구린지 고소한지 냄새도 없고, 짠지 싱건지 맛도 없고, 빨간지 검은지 색도 없고, 형체가 없으니 손으로 만지고 더듬어서 촉감으로 알 수도 없고, 세상 그 무엇으로도 알 수가 없고, 신마저도 모르는 인간 개인의 양심과 신념을, 법으로 어떻게 판단하겠다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사람이 갖는 양심과 신념이라는 것은, 남들이 보기엔 하찮고 별것 아닌 것이지만, 개인에 따라서는 목숨을 바치는 가치가 돼버리는 것인데, 이걸 국가가 법으로 판단하겠다니, 정말 웃기는 세상 웃기는 나라다.

양심과 신념이 인간 개인의 고유한 자유이고 권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고, 나름 사회적으로 개인의 양심과 신념을 보호하고 발전시키기는 일들이 권장되고, 국가가 앞장서서 신장시켜주기를 바라지만, 그것이 어떤 특정한 종교집단이나 개인이, 모든 국민들에게 주어진 평등한 가치인 병역의무를 면탈하는 기준이 된다는 것에 대하여는 동의할 수가 없다.

모든 국민들에게 평등하게 부여된 의무인 병역을 면제시켜주는 기준이 이런 거라면, 어느 국민이 법을 신뢰하고 믿을 것인가?

개인이 양심과 신념에 따라서 병역을 거부하듯, 개인이 양심과 신념에 따라 납세를 거부하고, 특정 사상을 가진 부모가 자녀들을 학교에 보내 교육하는 일체의 교육을 거부한다면, 국가는 이들을 어떻게 할 것인가? 모든 국민 개인이 갖고 있는 양심과 신념에 따른 다양한 행위들을 어떻게 하겠느냐는 말이다.

사람은 존재 자체가 사회적 동물이라, 어느 나라 국민이든 오랜 세월 삶을 통해 축적된 관습과 인습에 따른 문화적 차원에서, 국가와 국민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사회적 도덕적 가치와 기준이 자연 발생적으로 삶을 통해서 형성되었고, 그것이 사람이 지켜야 할 도덕과 윤리가 되었고, 국가의 법으로 정해진 것임은 누구나 아는 상식이다.

하여 국가가 정한 모든 유무형의 가치와 기준은, 모든 국민들에게 평등하고 차별이 없어야 하는 것인데, 모든 국민이 갖는 병역의무를 거부하는 집단의 사람들을 양심과 신념에 따른 행동이라며, 무죄를 선고한 대법원 판결을 보면, 앞으로 벌어지고 제기될 국민 개인들이 양심과 신념에 따른 행위들을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심히 우려스럽기만 하다.

인간 개인이 갖는 양심과 신념에 대하여, 사전적 의미와 헌법이 정한 법률적 의미가 다르다는 것도 이해를 할 수가 없지만, 개인의 신념에 따른 병역거부를 법으로 합리화시켜주겠다고 한다면, 국민 누구나 인식하고 있는 도덕적 기준이며 상식의 잣대인 양심과 신념이 아닌, 다른 용어를 찾았어야 했었다는 것이고, 이제라도 다른 용어로 대체되어야 국민적 오해와 저항이 없고, 앞으로 벌어질 혼란이 최소화되고, 또 다른 상식과 기준으로 정리될 거라는 것이 촌부의 생각이다.

끝으로 촌부가 생각하는 인간 개인이 갖는 가장 원초적이고 가장 맑고 깨끗하며 그 무엇으로부터 오염되지 않은 가장 순수한 양심과 신념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모든 사람들이 가지는 보편적인 사랑의 마음과 행동이야말로, 처음 사람의 자식으로 태어나 그 어떤 이념과 사고가 덧칠되어 가미되지 않고, 도덕과 문화라는 삶의 환경으로부터도 오염되지 않은 인간 개인이 가지는, 가장 원초적이며 진실하고 때 묻지 않은 순수한 자연 그대로의 양심과 신념이다.

박혜범 섬진강정신문화원장  webmaster@dasanjournal.co.kr

<저작권자 © 다산저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