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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다 더 좋을 수 있을까?
  • 심춘보 대표/발행인
  • 승인 2018.11.25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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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년도 어김없이 동창회, 송년회 시즌이 돌아왔다. 매주 주말이면 그런 자리에 참석하느라 바쁜 시절이다. 그렇게 또 한 해는 저물어 간다.

필자가 나고 자란 곳은 읍내와는 떨어진 5개 마을이 모여 있는 시골이다. 여느 시골 못지 않게 푸짐한 인심이 있는 곳이다. 지금은 타지 사람들이 들어와 살기 때문에 어쩌다 시골에 가면 아는 사람보다 모르는 사람이 많은 현실이다. 도로 폭이 넓어지면 인심도 멀어지듯 신작로가 아스팔트로 깔리면서 겨우 차 한 대가 비켜갈 도로는 비행기 이착륙이 가능할 정도로 넓어졌다.

새벽이면 닭이 울고 낯선 사람이 오면 짖어대던 방범 역할의 개 소리도 사라지고 경적소리가 대신한다. 인심도 내 어린 시절만 못하다. 그래도 내가 나고 자란 고향이 좋다.

필자는 그곳에서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다녔다. 61명이 한 반이었던 친구들도 각자 삶의 현장으로 뿔뿔이 흩어져 생활하다 우여곡절 끝에 동창회라는 모임으로 다시 만나게 된 지가 10년이 조금 지났다.

매년 한 번씩 만나던 모임이 아쉽다 하여 두 번으로 늘려 한 번은 시골에서 모임을 갖는다. 세월이 흐르다 보니 고인이 된 친구도 있고 병석에 있는 친구도 있다. 얼마 안 되는 친구들이지만 국정원을 동원해도 소재를 파악할 수 없는 경우도 있고 해서 절반 이상이 모이는 것이 쉽지 않다. 아직도 먹고사는 문제가 시급한 연유이기도 하다.

중학교 이상의 친구들보다, 또 사회생활을 하면서 맺은 친분 보다 더 정이 가는 관계가 초등학교 친구다. 사는 형편의 우월을 떠나 어린 시절 함께 했던 추억을 공유하는 것을 초월할 수 없기 때문이다. 보는 것만으로도 배가 부르는 친구들이다. 만나면 좋은 친구 엠비씨가 아니라 초등학교 친구들이다.

아무리 화질이 뛰어난 카메라라고 할지라도 가슴에 담은 추억만은 못하다. 평생 변하거나 지워지지 않기 때문이다.

어제 그런 친구들의 만남이 있었다. 필자와 같이 사는 형편이 녹록지 못해 많은 친구들이 참석하지 못했지만 시간 시간 전해주는 사진만으로도 감흥을 공유하기에 충분했다. 생업을 접고 불원천리 마다않고 참석한 친구를 보면 미안하기 짝이 없다.

전해주는 사진을 보니 이보다 더 좋을 수 없어 보였다. 참석하지 못한 아쉬움이 짙은 하루였다.

국적은 바꿀 수 있어도 학적은 바꿀 수 없다. 동창이고 싶지 않다고 동창이 아닐 수 없다.

부디 지금 같은 마음으로 오랜 시간 함께 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2년간 동창회를 이끌어간 집행부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다.

심춘보 대표/발행인  a2575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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