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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믐밤 희망을 잃은 그믐달을 위하여
  • 박혜범 섬진강정신문화원장
  • 승인 2018.12.06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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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12.6)이 음력 10월 29일 그믐이고, 그믐달이 뜨는 밤이다. 자연에서 그믐달은 음력 27일에서 29일 사이에 뜨는 달을 말하는 것으로, 오리지널 그믐달은 사람의 눈으로 관측이 불가능하지만, 내 마음속에서 뜨는 그믐달은 세상에서 가장 외롭고 슬픈 달이고, 그래서 한없이 가여운 달이다.

그믐달이 생성되는 과정을 보면, 둥근 만월의 보름달이 점점 작아지면서, 아름답고 환한 빛을 잃으며 사라지는 것이기에, 이 그믐달을 사람의 심리 특히 민생들의 삶에 대비하면, 형언할 수 없는 두려움과 끝을 모르는 고통 속에서 절망이 극에 달한 것으로, 한 시대가 끝나고 새로운 세상으로 나가는 것 즉 초저녁 희망으로 뜨는 초승달로 바뀌는 극점이다.

언젠가 운명론에 갇혀 헤어나지 못하는 어떤 이에게, 스스로 마음속에 있는 무한한 생기를 불러일으켜 등불로 켜들고, 당당하게 살기를 바란다면 해준 이야기가 이 그믐달이었다.

밤이면 어둠이 무서워서, 두려움으로 온 밤을 꼬박 새우고 새벽녘 잠깐 아주 잠깐 동쪽 하늘에서 실눈으로 떴다가 해가 뜨면 사라져 그마저도 보이지 않는 세상에서 가장 외롭고 슬픈 존재가 그믐달이다.

그러나 고통과 절망의 밤이 지나면, 새로운 희망으로 새로운 달 초승달이 뜨는 새로운 세상 초하루이니, 초승달처럼 살라고, 둥글어지는 보름달의 희망을 가지고, 날마다 뜨는 초승달처럼 그렇게 살라고 말해준 적이 있었다.

오늘 희망이 없는 시대를 살면서 희망을 잃어버린 이가, 살고 싶다고 살려달라고 절규하는 비명 같은 메시지를 촌부에게 보내왔는데, 다음은 원문 그대로 옮긴 글이다.

[건강하게 잘 지내시는지요? 그냥 그냥 그날이 그날이면 좋으련만, 한 상인 점포도 6년간 지난 11월 매출 최저, 보석 집을 하는 후배는 15년 만의 최저, 매출이 반 토막이랍니다.
모두들 얼마나 견딜 수 있을지 참으로 걱정이 됩니다. 얼마나 긴 세월을 견뎌야 할 어려움이 닥쳐올지 걱정이 됩니다.
많은 걸 보시는 선생님은 더 마음이 아프시겠지요? 좋은 글로 늘 많은 이들에게 길을 보여주시기 바랍니다.]

그동안 틈틈이 민생들의 희로애락을 주변의 이야기로 꾸며 글로 써오고 있지만, 에둘러 쓰는 것이 아니고, 짧지만 깊은 절망을 호소하는 메시지를 원문 그대로 공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애써 이 글을 공개하는 촌부 또한 소귀에 경을 읽는 어리석음을 벗어나지 못한 소견이지만, 문재인 정부와 여야 국회의원들 그리고 사회단체들과 생각이 있는 이들이 보고 깨달기를 바라는 마음이니, 이 글을 읽는 이들은 다만 생각할 뿐 특별한 오해가 없기를 바란다.

2018년 12월 6일 밤, 그러니까 헤어날 수 없는 깊은 어두움뿐인 음력 10월 29일 그믐밤, 희망을 잃은 그믐달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는, 어떻게든 살아남으라는 것이다.

무상한 세월 앞에 아무것도 온전한 것이 없고 영원한 것도 없나니. 장강의 뒤 물결이 앞 물결을 밀어내고, 새사람이 옛사람을 밀어내듯, 구시대는 신시대에 밀려가는 것이고, 둥근 달은 반드시 기울어지는 것이니, 끝 모를 깊은 어둠뿐인 헤아릴 수도 없고 헤어날 수도 없는 절망의 그믐밤을 어떻게든 살아남으라는 것이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난세를 사는 비법은 오직 하나, 어떻게든 스스로 살아남는 것이니, 반드시 살아남아서 새로운 날 새로운 세상에서 새로운 달 초승달로 다시 뜨라는 것이다.

▲사진은 천 년 전 선지자(先知者) 혜철국사가 세상을 구하는 약사여래(藥師如來)와 도선사(道詵寺 현 사성암)를 세우고, 신인(神人)들로 하여금 무능하고 부패한 신라의 시대를 끝장내고, 새로운 세상 고려를 창업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게 하였던 전남 구례읍 오산(鰲山)이다.


박혜범 섬진강정신문화원장  webmaster@dasanjourn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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