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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띠
  • 칼럼니스트 박철민
  • 승인 2018.12.20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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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용띠입니다. 龍 띠를 일컬어 안비라대장(安備羅大將)이라고 한답니다. 용은 진신(辰神)이라 하는데, 일체중생으로 하여금 깨끗한 업을지어 모든 계율을 지키게 하려는 原神을 말하지요.

불교에서는 용띠에게 관세음보살(觀世音菩薩)을 헌사했나 봅니다. 관세음보살은 인간 세상의 모든 생명들이 구원의 목소리로 애원할 때, 그 소리를 다 듣고 분석하여 소망을 이루어 주는 보살이지요.

관세음보살은 인간 세상에 내려와 용신이 되어서, 중생들의 소망을 정확하게 듣고 미처 들어 주지 못했거나 잘못 보고하여 혜택을 보지 못한 이들을 돕는다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용띠생들은 도량이 크며 생명력과 힘이 넘친다고 합니다. 그러나 독선적이고 너무 자기중심적이며 독단적이고 변덕스러울 때도 있고, 요구하는 것도 많고 무모한 성격의 소유자이기도 하답니다.

또한 자존심이 강하고 배타적이며 매우 직선적인 용띠생들은, 인생 초기에 자신의 의지를 확고히 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과 마찬가지로 높은 기준과 완벽성을 요구한다네요.

또한 강직하고 단호한 측면이 있는 반면에 재간이 있거나 교활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더불어 쉽게 적응하고 교묘하게 협상하는 것을 싫어하기도 하지요. 제 경우에 비춰볼 때 상당히 비슷한 측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게다가 저는 그 고약하다는 'B형 남자'거든요.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합니다. 허나 하늘은 아무도 돕지 않아요. 내가 나를 돕는 것이고, 내가 남을 돕는 거지요. 하늘(혹은 다른 누가) 나를 도울 거라는 생각은 하지 마세요. 대신 일반적으로 그럴 수도 있다는 믿음에 자신의 노력과 직관을 던져보는 겁니다.

근두운을 타고 재주를 부리던 원숭이 손오공이 오줌을 싼 손바닥이 관음보살님의 자비로운 손이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용띠는 자유롭고 너무 대가 세어 부러지기도 쉽다고 하지만, 어디 모든 용띠가 다 그렇겠습니까? 흔히 점괘에서 말하듯 일반적으로 그렇다는 거지요. 가장 흔한 수사가 '일반적으로'라는 말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 말에는 추상성도 일정 부분 들어 있습니다.

용띠의 습성에 대입시켜 보면 내 삶은 악전고투 끝에 고향으로 돌아가는 오이디푸스의 행로를 닮았습니다. 다른 것은 그가 고향으로 돌아가는 길에는 수많은 조력자(제우스, 칼립소, 페넬로페, 나우시카, 텔레마코스 등)가 있었다는 것이지요. 사실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인생의 조력자는 누구에게나 있는데, 그것을 알고 가느냐 모르고 지나치느냐의 문제일지도 모릅니다.

나는 용띠입니다. 그러나 여의주를 물고 날아다닐 생각은 없습니다. 대신 자비롭고 너그러운 관세음보살의 손톱만큼은 닮고 싶습니다. 아니 지금까지의 삶에서는 어림 반푼도 없었으므로, 얼마 남지 않은 生에서 흉내라도 내보고 가고 싶다는 희망입니다.

 

칼럼니스트 박철민  webmaster@dasanjourn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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