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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촌평]불법도촬 마지막 집회, 존재에 기반을 둔 운동, 귀추가 주목된다.
  • 박태순 사회갈등연구소장
  • 승인 2018.12.27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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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불편한 용기'가 주도하는 불법도촬 규탄 집회가 주최 측 추산 10만 명이 참여한 가운데 끝났다.

집회 주최 측은 공공연하게 남성 중심 정치와 문화를 규탄하며
남성 중심 정치와 문화의 전복을 주문하고, 참여한 여성들은 이에 열광적으로 호응하고 있다.

그들이 보는 세상의 기준은 '성' 딱 한 가지이다. 남성은 기득권과 폭력의 주체이고 여성은 억압의 대상이다. 여성이 살만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성 역할의 전복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보는 것이다.

사람의 정체성을 구성하는 요소는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직업, 부의 정도, 출신지, 연령, 학력, 취미, 성적 취향 등 수 없이 많은 사람을 구성하는 속성들 가운데 이들은 왜 유독 '성'이라는 구분선을 갖고 운동을 만들어 가는가?

적어도 이들의 입장에서 볼 때, 성 정체성에 따른 사회적 차별과 불평등이 다른 어떤 속성에 따른 차이보다 심각하다고 보는 것 같다. 거꾸로 말하면 그 어떤 차별이나 불평등도 성 정체성에 따른 차별에 미치지 못한다고 보는 것 같다. 마치 자본가 계급을 파괴하기 위해서는 프롤레타리아 내부의 작은 차이는 문제가 되지 않은(되어서는 안 되는) 것처럼 말이다.

그들은 당당하게 말한다. 이런 체제는 뒤집어 버려야 한다고, 그러자면 '성'을 중심에 두고 작은 차이는 다 생략하면서 가자고 주장한다.

계급도 아니고, 부의 불평등도 아니다. 인간이 만든 유형무형물이 아니라, 존재 자체에 기반을 둔 운동이 시작된 것이다. 사람의 존재를 규정하는 가장 대표적인 구분선인 ‘성’을 들고 나온 것이다.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속성에 기초한 존재론적 운동, 그 운동이 우리 사회를 어떻게 바꿔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세상을 오직 하나의 기준으로만 구분하면서 그나마 싹이 트고 있는 '다양성과 차이'에 대한 존중을 무력화시킬 것인지, 아니면 아직도 관념에 기반을 둔 기존의 운동에 파열구를 내면서 존재에 기반을 둔 새로운 질서를 만드는 기폭제가 될지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박태순 사회갈등연구소장  webmaster@dasanjourn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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