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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분신과도 같은 김치찌개
  • 심촌정육식당 대표
  • 승인 2018.12.29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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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찌개. 우리 국민의 대표 음식이다. 가장 쉽게 끓일 수 있지만 결코 만만한 상대는 아니다.

가정에서 끓여먹는 거야 맛의 범위가 한정적이지만 천차만별의 다양한 손님의 입맛을 맞추기에는 여간 까다로운 음식이 아니다.

가정에서도 마찬가지지만 아무리 통밥에 달관한 주방장이라도 계량화된 레시피가 아니면 그날그날 기분 즉, 컨디션에 따라 맛은 달라질 수도 있다.

나는 그 계량화된 다대기(다진양념) 레시피를 찾기 위해 상당한 시간과 돈을 투자했다. 주방장이 아니더라도 자다가 일어나서도 누구나 끓일 수 있고 보편적인 맛이어야 했기 때문이다.

지금도 그쪽 방향에 대고서는 오줌도 싸지 않는 동두천에서 처음 시작한 음식점으로(나는 원래 슈퍼마켓 전문이었다) 집 한 채를 날려버리고 절치부심 김치찌개 맛을 찾아 많은 곳을 돌아다녔다. 맛있다고 소문난 음식점을 다니면서 그 집만의 특성을 염탐까지 했다.

청주에 막 들어서면 할머니 혼자서 하는 식당이 있다. 그 집은 토굴 속에서 숙성시킨 7년 묵은 김치를 찌개용으로 쓴다. 7년을 묵었는데도 군내가 전혀 나지 않고 씹히는 맛이 그대로다. 그때까지 내가 먹어본 김치찌개 중 으뜸이다.

그러나 불행히도 나는 김치를 7년씩이나 묵힐 재간이 없었다.

수 십 군데를 돌아다니다 마지막으로 안산에서 김치찌개 하나로 대성한 사촌 동생 집을 찾았다. 손님이 어느 정도인지 알아보기 위해 점심시간에 갔다.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북새통이었다. 그 동생에게 다대기 비법을 알려달라고 했더니 이놈이 단박에 거부한다.

그 동생은 메뉴를 다양화해서 지금은 50여 개의 가맹점을 거느린 프랜차이즈 대표가 되었다.

인터넷에서 <월수금>을 검색해보면 그 규모를 확인할 수 있다.

할 수 없이 독학을 했다. 다대기를 만들어 간단한 조리기구를 들고 들로 산으로 갔다. 행인들을 상대로 테스트를 하기 위해서. 수 없는 시행착오가 있었다.

김치찌개 하나 만드는데 유난을 떨었다고 할지 모르겠으나 두 번 실패할 여유가 없었기 때문에 고역을 감수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오기의 발동이었다. 육수와 다대기를 버린 양도 상당했다.

그렇게 해서 15가지 재료로 만들어 보양식에 가까운 오늘날 나만의 독특한 김치찌개가 탄생했다.

김치는 당연히 국내산이고 돼지고기도 국내산 앞다리만 쓴다.

지금은 경기가 좋지 않아 점심 손님이 많이 줄었지만 여러 가지 메뉴 중 대표적이면서 한때는 김치찌개로 월 1000만 원까지 팔았다던 효자 메뉴다. 지금도 우리 가게 김치찌개 맛을 못 잊어 퇴직이나 전출을 간 백화점 직원들이 찾아온다.

다른 건 몰라도 요새 종횡무진 활약하고 있는 백종원표 김치찌개를 우리 김치찌개와 비교하는 것은 기분 나쁜 일이다. 감칠맛이 끝내준다고 떠들지만 새마을 식당 김치찌개를 시식하러 갔다가 한 숟가락 먹고 그냥 나왔다. 그의 김치찌개는 그림이 전부다. 김치찌개 전문가들은 그의 설레발에 그냥 웃고 만다.

몇 년 째 프랜차이즈 사업을 구상 중에 있다.

 

 

 

 

심촌정육식당 대표  a2575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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