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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아이의 이름은 미혼모
  • 강지우 사회복지사
  • 승인 2019.02.06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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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현재 아동그룹홈(공동생활가정)을 운영하고 있는 강지우 사회복지사의 페이스북 글을 옮겨 온 것이다.

강지우 복지사는 친부모와 가까이에 두고 가끔씩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한 장애 아동(지체장애 2급)을 전남 강진에서 데려오기 위해 힘겨운 노력을 하고 있으나 규정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장애 아동을 갓난 아이 때부터 길러왔고 금년에 특수학교에 들어가야 하는데 전원이 이루어지지 않아 힘든 상황이다.  그 아이는 강지우 복지사를 엄마로 알고 지금까지 강지우 복지사와 생활했으나 현재는 강진군에 맡겨져 다른 장애 아동들과 함께 생활하고 있으나 적응을 못하고 있다고 한다.  이 아이의 전원 문제로  2월7일 박원순 서울시장과의 면담이 예정되어 있으나 어떤 결론이 날지 장담할 수 없는 실정이다. 

다음은 강지우 복지사가 올린 사연이다.

그 아이는 어릴 적부터 보육원에서 자랐다.
자라면서 많은 거짓말과 도벽으로 무척이나 양육자에게 애를 먹이고 힘들게 했다.
사춘기에 접어들어 담배와 술, 외박으로 갈등을 빚었지만, 양육자는 그 아이를 포기하지 못한 체 사랑과 관심으로 보살피고 간신히 고등학교 졸업을 시켜 사회로 내보냈다.
남들은 안된다며 포기를 하라 했지만 양육자는 "너는 할 수 있어. 너를 믿는다"라는 말을 무수히 하며 신뢰와 사랑의 끈을 놓지 않았다.

졸업 후 양육자는 그 아이를 요구르트 사무실 경리로 취업을 시키고 노심초사하며 잘 적응할 수 있게 관심을 가졌다.
3개월 다닌 후 그만둔다며 혼자 결정했다. 친구 따라 강남 간다고 인천에 있는 미용실 취업을 한다며 친구 따라가버렸다. 아무리 말려도 소용이 없었다. 기왕 갔으니 기술을 잘 배워서 손재주도 있고 취미도 있고 하니 잘 배우도록 당부했다.

그런데 차츰 연락을 끊더니 미용실 그만뒀다는 소문이 들리고 클럽에 다닌다는 소릴 듣게 되어 양육자는 여러 번 연락을 취하고 찾아 나섰다.
그 아이는 양육자에게 미용실 다닌다고 또 거짓말을 하다가 피시방 아르바이트한다고 우겼으나 양육자가 직접 찾아 확인 후 클럽에 다닌다고 했다.

양육자는 어떻게 해서라도 그곳에서 빠져나와야 한다며 설득하고 또 설득을 했다. 무던히도 양육자의 속을 태우고 힘들게 했다. 양육자는 가끔 내버려 둬버리겠다고 했다가도 10년 넘게 자식처럼 키웠고 또 누가 곁에서 챙겨주지 않음 앞날이 뻔하기에 소통을 꾸준히 연결하며 관심을 갖고 도움을 주며 지냈다.

그런데 취직자리 있으니 양육자가 있는 곳으로 오라고 해도 차일피일 미루기만 하고는 소식이 뚝 끊겼다.
그리고 작년 6월 말 느닷없이 새벽에 그 아이는 양육자에게 문자를 보냈다.
"선생님, 저 임신 7개월이에요. 힘들어요" 이 문자를 받은 양육자는 가슴이 쿵! 내려앉는 것 같았다.
'결국 올 게 오고 말았구나!' 탄식하며 아이를 설득하고 안심시킨 뒤 속히 양육자에게 올 것을 당부했다.

이튿날 비가 억수로 쏟아진 날 아이를 데리고 미혼모 시설로 갔다.
임신 후 병원도 한 번 못 갔고 돈이 없어 라면으로 가끔 끼니를 때웠다고 했다. '어쩌다 이리 되었을까' 양육자의 마음은 속상하고 슬펐다.
양육자는 속히 미혼모 시설로 입소 시키고 그 아이가 기거한 집에 가서 짐을 챙기러 갔는데 그동안 어떻게 생활했는지 알 수가 있을 것 같았다. 어질러진 방, 빈 냉장고, 술병이 나뒹굴고.... 엉망이었다.

그 뒤 임신 7개월인 줄 알았더니 입소 20여 일 만에 출산을 했다. 시설로 오지 않았으면 어떠한 일이 벌어졌을지 가히 짐작만 하게 된다.
딸을 출산하여 다행히 입양시키지 않고 혼자 키우겠다고 해서 얼마나 기특한지 양육자는 가슴을 쓸어내린다.

양육자에게 또 고민이 생겼다.
시설에서 오전에 전화가 와 이 아이가 무단 외출, 무단외박을 하며 거짓말을 너무 해서 신뢰가 없다며 앞으로도 계속 이러면 퇴소시킬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갓난아기를 두고 나가 놀기도 하고 아기까지 데리고 나가기도 한다니..)
기술을 배우고 취업을 해서 퇴소해야 되는데 이 속없는 아이는 언제쯤 철이 들까? 21살의 미혼모 때문에 양육자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깊은 고민이 생긴 것이다.

 

강지우 사회복지사  webmaster@dasanjourn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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