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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 봄꿈을 깨고 보는 “물의 여행 전”
  • 박혜범 섬진강정신문화원장
  • 승인 2019.04.06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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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은 어제 광주시립미술관 금남로 분관(3월 27일~4월 10일)에서 전시하고 있는, 우리 시대의 자유인으로 여생을 즐기고 계시는 승려이며 화가인 우산(牛山) 최현철(崔鉉哲) 선사(禪師)께서 깨달음의 세계를 선화(禪畵)로 드러낸 “물의 여행 전”에 초대를 받아 갔었던 이야기다.

한 점 한 점 선사께서 마음으로 그려낸 세계를 음미하며 감상하고 있는데, 외출하셨다 돌아오신 선사께서 따뜻한 커피를 건네주시면서, 맘에 드느냐고 묻기에 “물은 산 따라 흘렀고 산은 물 따라 앉았다.”고, 봄날 봄꿈을 깨고 보는 실상의 법화(法畵)라고 말씀을 드렸더니, “생각 속에서 일어나는 생각마저 버리고 온전히 즐기려 진 꽤나 뺐다.”며 미소를 지으셨다.

무슨 소리냐 하면, 한마디로 어제 선사께서 선화로 그린 세계 “물의 여행 전”에서 촌부가 느낀 것은, 여산(廬山)의 동림사(東林寺) 조각(照覺1025~1091)선사에게 인가(認可)를 받아 전등선맥(傳燈禪脈)을 이은, 저 유명한 소동파(蘇東坡)가 내보이지 못한 것을 선사께서 드러냈다는 것이다.

알기 쉽게 설명하면, 무정설법(無情說法)을 소동파는 글로 드러냈고, 선사께서는 그림으로 드러내셨다는 말이다.

다음의 시는 당송8대 시인 가운데 한 사람으로, 오랜 각고의 수행 끝에, 여산(麗山)의 폭포소리를 들으며 산은 생긴 그대로 청정한 부처님의 몸이고, 계곡물소리는 부처님의 한없는 설법이라는 실상을 깨달은, 소식(蘇軾 1036~1101년) 소동파(蘇東坡)가 지은 환희의 오도송(悟道頌)이다.

계성변시장광설(溪聲便是長廣舌) 계곡의 물소리는 그대로 부처님의 한없는 설법이고
산색기비청정신(山色豈非淸淨身) 산은 생긴 그대로 청정한 부처님의 몸이다.
야래팔만사천게(夜來八萬四千偈) 밤사이 들은 계곡물이 부르는 부처님의 노래를
타일여하거사인(他日如何擧似人) 다른 날 어떻게 사람들에게 열거할 수 있을까!

위 오도송에서 보듯, 누구든 가서 선사의 작품 앞에 서면, 소동파가 여산(麗山)의 폭포소리를 듣고 깨달은 노래를 부르며, 다른 날 사람들에게 낱낱이 일러줄 수 없다 하였는데, 소동파가 사람들에게 보일 수 없다는 이 경계를, 그림으로 드러내 보여준 이가 바로 우리 시대의 자유인으로 여생을 즐기고 계시는 승려이며 화가인 우산(牛山) 최현철(崔鉉哲) 선사(禪師)임을 알 것이다.

부연하면, 소동파의 오도송을 충분히 체득하는 사람들은, 선사께서 무욕(無慾)의 경계에서 내보인 것이, 곧 있는 그대로의 실상을 드러낸 무정설법(無情說法)임을 바로 알 것이다.

게재한 작품 사진은 어제 낮에 찾아간 “물의 여행 전”에서, 촌부의 발길을 오래도록 붙들어 맨 선사께서 물을 통해 드러내 보이신 “생각”인데, 선사께서 내보인 생각이 무엇인지, 보는 이들 스스로 봄날 봄꿈을 깨고 깨달아 보기를 바란다.

 

박혜범 섬진강정신문화원장  webmaster@dasanjourn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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