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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화엄사에서 류태열 선생의 사진전을 보고
  • 박혜범 섬진강정신문화원장
  • 승인 2019.04.27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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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어떤 사내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의 유혹에 마음이 홀렸다면, 그 천하제일의 미인에게 홀린 사내의 얼굴은 어떤 표정일까?

만일 어떤 사내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의 유혹에 마음이 미동도 하지 않았다면, 그 천하제일이라는 미인의 유혹에 미동도 하지 않은 사내의 얼굴은 또 어떤 표정일까?

그것이 무엇이든, 아름답다는 것은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으로 즉 주관적인 것이기에,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이라는 것은, 상대적인 것일 뿐 일반적인 것은 아니기에,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이라는 기준이 무엇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아름답다는 것은 사람마다 다른 것으로 상대적인 것이기에, 아름다운 여인이라는 기준이 여인에게 있는 것이 아니고, 그 여인을 대하는 상대인 사내의 마음이라는 사실이다.

예를 들어 흔히 말하는 천하제일의 미인이라는 양귀비나, 조선 최고의 미인이며 섹스 심벌로 상징되고 있는 명기 황진이가 대대로 사내들의 찬양을 받고 있는 것은, 실물을 확인할 수 있는 전신사진이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 촌부의 견해다.

한마디로 양귀비나 황진이 등 옛 역사에 나오는 미인들은, 실물을 확인할 수 없는 이야기로만 전해지는 탓에, 사람들 저마다 자신이 그리는 아름다운 미인의 상을 상상하면서, 그래서 미인이라고 그렇기에 천하제일의 미인이라고, 착각하는 현상 즉 망상이 만들어낸 상상의 미인도(美人圖)인 허상을, 실물로 착각하기 때문이다.

만일 실물을 확인할 수 있는 정밀한 초상화나 오늘날 같은 컬러사진이나 고화질의 동영상이 존재한다면, 천하제일의 미인은커녕 어쩌면 저것도 여자냐는 비아냥거림과 조롱의 대상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런데 어제 오후 지리산 화엄사 보제루에서 오픈한 불교 사진작가 류태열 선생의 참된 “빛은 반짝이지 않는다.”는 광이불요(光而不耀)의 사진전에 갔다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세 여인의 유혹에 마음이 미동도 하지 않았다는 사내의 얼굴 표정을 보았다.

온갖 고행 끝에 마침내 보리수 아래 앉아 영원한 깨달음으로 들고 있는 35세의 젊은 “고타마 싯다르타” 즉 석가모니부처님의 정각(正覺)을 방해하기 위해, 마왕 파순이 절세의 미인 3명을 보내 온갖 교태로 유혹하였지만, 마음을 미동도 하지 않으므로, 마왕의 미인계는 실패하고 말았는데........

바로 그 35세의 젊은 사내 “고타마 싯다르타”가 하늘아래 가장 아름답다는 3명의 절세미인이 꼬드기는 유혹을 뿌리친 순간의 표정을 류태열 선생이 작품사진으로 드러냈다.

가만히 선생이 작품으로 드러낸 아름다운 세 여인의 유혹을 이겨낸 사내 싯다르타, 석가모니 불상의 표정을 바라보며 드는 생각은, 벽을 보고 앉은 선승(禪僧)의 마음으로, 화엄사 화엄의 세계를 바라본 작가의 깊은 고뇌가, 마침내 화두를 깨트린 선승의 마음처럼, 열락의 경지에 이르렀다는 생각이다.

그 우측에 만개한 홍매 속에 묻힌 또 다른 석가모니상은 마침내 깨달음에 이르러 삼매에 든 표정인 듯한데, 촌부의 생각은 오욕(五慾)과 오감(五感)에 빠져 탐닉하는 모든 감각과 감정으로부터 벗어나 마음 즉 영혼의 자유를 얻은 인간의 표정은 같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몇 날 몇 밤을 새며 고민하던 문제를 명쾌하게 풀어냈을 때의 희열이나, 사랑하는 남녀가 섹스 끝에 도달하는 오르가즘의 순간이나, 선승이 화두를 깨치고 깨달음을 이룬 순간의 기쁨이나, 똑같은 마음의 희열 열락이라는 말이다.

부연하면 솔직한 속내를 말한다면 사랑하는 사람과 깊은 섹스 끝에 도달하는 오르가즘의 열락이나, 미인의 유혹을 견디어내고 스스로 느끼는 자위의 열락이나 다를 것이 없는데, 그 표정을 애써 분별하여 작품으로 드러낸 작가의 의중이 재밌다.

이 아름다운 봄날 주말 시간의 여유가 있는 이들은, 지리산 화엄사 보제루에서 열리고 있는 류태열 선생의 참된 “빛은 반짝이지 않는다.”는 광이불요(光而不耀)의 사진전을 감상하여 보기를 권한다.

비록 작가 류태열 선생이 자신의 열락을 고뇌 끝에 드러낸 작품사진이지만, 가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세 여인의 유혹에 흔들리지 않은 석가모니의 표정과, 상대적인 모든 유무형의 인연들을 초월하고 화엄삼매에 든 석가모니의 표정을 보면서, 자신들이 일상에서 느끼는 기쁨의 열락과 무엇이 어떻게 다른지 생각하여 보고, 찰나의 한순간도 쉼이 없는 화엄법계를 살아있는 생불(生佛)로 만끽하면서, 좋은 인연들이 있기를 바란다.

박혜범 섬진강정신문화원장  webmaster@dasanjourn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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