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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를 구원하지 않는 사람은 신도 구원하지 않는다.
  • 박혜범 섬진강정신문화원장
  • 승인 2019.05.05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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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어려서 말귀를 알아들을 무렵, 마을 어른들로부터 심심찮게 들었던 소리가 “성공하고 싶으면 고향을 떠나야 한다.”는 것과, “성공하면 고향에 돌아오지 마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젊은 시절 객지를 떠돌며 들었던 비슷한 유형의 말은 “성공한 사람은 고향에 돌아가지 않는다.”는 것과 “사람대접을 받고 싶으면 고향으로 가지 마라.”는 것이었는데.........

어려서는 의아했지만, 인생이라는 산을 넘고 강을 건너고 있는 지금 내가 느끼는 것은, “아! 그래서 그랬었구나!”고 절감하면서, 결코 틀린 말이 아니라는 것이다.

누구에게나 자신이 태어난 고향이라는 존재는 어머니의 품속과 같은 것이지만, 뒤집어 생각해보면 개인의 자유로운 사고와 성장을 방해하고, 그렇게 고만고만한 도토리의 인생으로 길들여져 살게 하는 것, 즉 네 주제를 알고 태어난 대로 살라는 것이 고향이니 맞는 말이다.

알기 쉽게 자연주의에서 보면, 이무기가 용(龍)이 되어 승천하려면, 살고 있는 물에서 나와 물을 버려야 하고, 태어난 새끼들이 성장하여 어미의 숲을 떠나, 자신의 영역을 만들어가는 이치와 같은 것이다.

이것을 현실에서 보면, 고향을 떠난 사람들이 성공하고, 성공한 사람들은 고향에 돌아가지 않는데, 이유는 간단하다.

그가 누구이든 몇 대 조상부터 어떻게 살았으며, 어미 아비의 행실이 어쨌고 뭐 해 먹고 살았다는 둥, 사람이 감추고 싶은 출생과 성장에 관한 것들을 낱낱이 알고 있는 고향은, 그것들만을 기억할 뿐, 어떤 사람이 고향을 떠나 객지에서 이룬 어떤 성공도, 알아주지 않으므로 빛날 수가 없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정치인 박정희나 김대중도 그들의 고향마을에서는, 뉘 집 손자이고 아들일 뿐이고, 한낱 “걔”로 불러지며, 가문과 사람에 대한 이야기들이 어떻게 전해지고 있는지를 보면, 한 사람이 고향을 떠나 평생을 애써 이룬 성공을, 하루아침에 물거품으로 만들어 버리는 것이 고향이다.

그러나 고향을 떠나라는 이 말을 인간 개인과 사회를 놓고 교훈적 차원에서 분석하여 보면, 누구든 성공하고 싶으면 정체된 자아를 일신함과 동시에 새로운 환경 새로운 세상으로 나가라는 것이며, 자신이 꿈꾸는 미래를 향하여 쉼 없이 나갈 뿐, 뒤돌아보지 말라는 참 좋은 가르침이다.

며칠 전 촌부를 찾아와서, 평생을 억눌리며 살아온 인생이고, 그렇게 살다 보니 화석이 돼버린 자신의 인생을, 이제라도 능동적으로 바꾸어, 사람답게 살고 싶다는 이에게, 내가 해준 조언은 위에서 말한 옛사람들의 이야기였다.

스스로를 구원하지 않는 사람은 신도 구원하지 않으므로, 영원한 지옥을 헤맬 뿐이라며, 진실로 그러한 생각이고 그리 살고 싶다면, 병아리가 스스로 알을 깨고 나오듯, 애벌레가 스스로 고치를 벗어던지고 하늘을 날 듯, 잘못된 자신을 일신하여 자신으로부터 벗어나는 것뿐이라고, 이무기가 살고 있는 깊은 연못에서 솟구쳐 나오지 않으면, 영원히 용이 될 수 없음을 일러주었다.

잘못된 자신을 일신하는 것은, 이미 콘크리트처럼 굳어져 있는 자신의 생각과 삶의 습관들을 혁파하여 새롭게 하는 것이며, 동시에 살아오면서 스스로 이런저런 인연들과 생각들로 얽어매고 있는 것들로부터 즉 과거의 인연들 인간관계를 과감하게 단절하고, 그들이 말하고 있는 자신으로부터 벗어나서, 스스로 살고 싶은 인생으로 탈바꿈하여 살라고 누누이 일러주었다.

이건희 회장이 한낱 가전제품의 회사인 삼성을, 세계시장을 선도하여 나가는 기업으로 탈바꿈 시킬 때, 세상에 던진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꾸라”는 말에, 한술 더 떠서 자식들이 성장하여 성인이 된 지금, 필요하다면 그동안 부부로 살던 배우자로부터 떠나서 자유로우라고 말해주었다.

촌부의 말은, 지금껏 살아왔고 그리고 살고 있는 지금의 현실을, 스스로 품어내 행복할 수 없다면, 서로에 대한 배려가 없는 배우자와 묶여서, 여생을 고통스럽게 사는 것보다, 더 늦기 전에 이제라도 떠나서 자유롭게 사는 것이, 훨씬 더 자신의 감정에 충실하고 인간적이라는 것이다.

누구든 인생을 보다 더 새롭게 살고 싶다면, 제일 먼저 자신을 혁신함과 동시에, 과거의 인간관계들을 과감히 정리하는 것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라고 한 것은, 지금 자신이 고통스러워하며 탈피하고 싶어 하는 삶이, 바로 그 인간관계들로부터 비롯된 환경이고, 그 속에서 스스로 종속돼버린 자신이 근본 원인이기에, 그 원인을 과감하게 혁파하여, 잘못된 환경으로부터 벗어나라는 말이다.

그러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고, 사는 일들이 사람과의 관계인데, 오랜 세월을 함께 해온 인간관계들을 어떻게 정리를 하느냐고,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하는데.......

생각해보라, 소금 장사가 새로운 각오로 우산 장사를 하려면, 그에게 필요한 것이 우산 장사를 하고 우산이 필요한 사람들인지, 기존의 소금을 거래하는 인간관계들인지를 생각해보면, 답은 간명하고 분명한 것이다

대대로 불가(佛家)에 전해지고 있는 선객(禪客)들이 휘둘러,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이고, 스승을 만나면 스승을 죽이는 불멸의 보검, 살불살조(殺佛殺祖)가 의미하는 뜻이 또한 무엇이겠는가?

소금 장사가 우산 장사를 하고 싶다면 염전을 팔아서, 우산이 수시로 필요한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번화한 저잣거리로 나가야 하고, 이무기가 살고 있는 깊은 연못에서 솟구쳐 나오지 않으면, 영원히 용이 될 수 없듯이, 스스로를 구원하지 않는 사람은 신도 구원하여 주지 않는다는 것이 상식이고 진리다.

 

박혜범 섬진강정신문화원장  webmaster@dasanjourn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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