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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25시(The 25th Hour)를 생각하면서..
  • 김낙훈 편집국장
  • 승인 2019.06.03 15:02
  • 댓글 2

[다산저널]김낙훈의 영화 리뷰=영화 '25시'는 루마니아 출신인 '콘스탄트 게오르규'의 동명 소설 ‘25시’를 바탕으로 1967년에 '앙리 베르누이'가 감독하여 만든 작품이다.

 주인공 '요한 모리츠' 역에 세기적인 명배우 '안소니 퀸'이, 그의 부인 '수잔나' 역에 '비르나 리지'가 출연했다
 소설도 유명하지만 영화도 많은 인기를 끌어서 국내에서 여러 차례 재개봉 되었다.

 여담이지만 영화 '25시'가 개봉 당시 우리나라에서는 '25시’라는 말이  무척 생소했고 무슨 뜻인지도 몰랐었다. 하지만 지금은 일상생활에서 흔히 접하고 있고 상업적인 용어로도 많이 사용하고 있다.
 'GS 25'라는 유명 편의점 이름은 24시간을 넘어 추가적인 서비스를 한다는 고객 정신으로 지었다고 한다. 또한 동네마다 있는 배달 업체들의 25시도 시간과 장소 구애 없이 고객이 원하는 시간, 장소에 배달을 해준다는 말이다.
 그 외도 방송 25시, 국회의원 25시, 지자체 25시, 병원 25시 등 너무나 많은 부분에서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이 영화의 '25시'는 정상적인 시간 24시를 넘어, 있을 수도 없고 있으면 안 되는 폐허와 절망의 시간으로 신도 구원할 수 없는 시간이란 뜻을 의미한다.

 영화는 1939년 2차 세계대전의 전운이 유럽을 감싸고 있었을 때에 루마니아에서 시작된다.
 순박한 시골 농부인 '요한 모리츠'(안소니 퀸 분)는 아름다운 아내인 '수잔나'(비르나 리지 분)와 두 아들과 함께 평화롭고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나 1940년 독일이 루마니아를 침공하자, 요한의 아내인 미모의 수잔나를 탐낸 마을 경찰서장이 농간을 부려 요한을 유태인이라고 거짓 보고하였다. 
 유태인으로 몰린 요한은 유태인 수용소로 끌려가고, 집을 지키려는 아내 수잔나는 경찰서장의 꼬임에 넘어가 남편 요한과의 이혼서류에 서명하게 된다.

  한편 유태인 수용소에 있는 요한은 수용소장을 매수한 다른 유태인들과 함께 헝가리로 탈출한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요한은 유대인들과 함께 탈출함에 따라 더욱더 유대인 취급을 받게 된다.
 그러나 헝가리에서 유태인 탈출자들은 유대인 단체의 도움을 받아 미국, 스위스 등지로 떠나는데 정작 요한은 유대인이 아니라는 이유로 혼자 남게 되는 기막힌 상황이 전개된다. . 
 그러다가 헝가리 경찰에 잡혀 간첩 누명을 쓰고 헝가리 자원군의 일원으로 독일군에게 보내진다.
 1942년 독일의 군수 공장에서 강제 노역에 시달리던 요한은 인종학자인 독일군 친위대 장교의 눈에 띄어 아리안족의 순수 혈통을 가진 골격이라며 칭송받고, 일약 SS친위대 경비병이 된다. 그리고 요한의 얼굴은 대대적으로 홍보되고, 일약 아리안족의 우수성을 홍보하는 간판스타가 된다
 영화 '25시'에서 이 장면이 코믹하고 웃을 수밖에 없는 상황을 연출하는데, 요한은 자신은 그냥 루마니아의 시골 농부일 뿐이라고 말을 해도 인종학자인 독일군 친위대 장교는 막무가내로 요한의 조상 중에 아리안인의 혈통이 있고 현재 요한의 모습이 유전자의 완성작이라고 자기 최면식 강변을 한다.

  이런 연유로 요한은 독일의 패망 후에 전범으로 몰려 뉘른베르크 전범 재판정에 서게 된다.
 그리고 검사 측에서는 요한을 주요 전범으로 처벌하려고 이런저런 증거를 제시한다.

 그러나 변호인 측은 "요한 모리츠! 당신은 왜 이 법정에 서게 됐는지 아십니까?" 라고 묻는다. 요한의 대답은 "전 영문도 모른 체 8년 동안을 이리저리 끌려다녔습니다."라고 대답한다. 또한 변호인은 아내인 수잔나가 요한에게 보내는 지난 8년 동안의 편지를 재판정에서 낭독하게 되고
편지의 내용을 참작한 재판정은 요한에게 무죄를 선고하게 된다.

요한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끌려다녔고, 또한 그렇게 자유의 몸이 된다. 오랜 시간 동안 그는 지리적으로는 루마니아에서 헝가리로, 헝가리에서 독일로, 독일에서 프랑스로 무려 100여 개가 넘는 수용소를 전전하며 끌려다녔다. 또한 그는 루마니아인에서 유태인으로, 유태인에서 독일인으로 인종이 바뀌는 웃지 못할 인생 유전을 겪는다. 그런데 더 우스운 것은 왜 이런 고통과 시련이 닥치고 겪는지를 요한 스스로는 모른다는 것이다.

 8년 만에 고향에 돌아온 요한을 맞이하는 사람은 아내 수잔나와 자신의 두아들, 그리고 수잔나가 소련군에게 겁탈 당해 낳게 된 세 번째 아들이었다.
 한편 지나가던 어느 기자가 가족끼리 만나는 재회의 사진을 꼭 찍어야 한다며 요한에게 웃어보라고 한다.
 억장이 무너지는 심정 속에 계속 웃으라는 부추김에 웃지도 못하고 울지도 못하는 요한의
허탈한 표정에 영화는 끝을 맺는다.

 영화 '25시'는 잘못된 역사의 거대한 수레바퀴가 한 개인과 그 가족의 운명을 송두리째 불행의 늪에 빠뜨린다는 것을 우리에게 명확히 보여 주고 있다.
 특히 영화의 배경인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과 이탈리아에서 탄생한 파시즘은 수천만 명의 목숨을 희생시켰다.
 또한 히틀러와 그의 추종자들은 아리안 인종의 우수성을 강조하면서 사회적 효용성이 적고 다르다는 이유로 사회적 약자들 - 동성애자, 정신병자, 장애인, 집시 등 - 을 유태인과 함께 강제수용소로 보내 학살했다.
 그들에게는 그들이 생각하는 사회적 효용성이 없는 자들은 이 세상에 존재할 가치가 없다고 보았던 것 같다. 
 왜냐하면 파시스트들에게는 인간이라는 고유의 가치는 아무런 의미가 없고, 인간의 가치는 단지 그가 사회에 얼마나 필요한 존재이냐에 따라 결정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여튼 영화 '25시'는 인간의 가치를 말살하는 전쟁의 광기가 인류에 끼치는 폐해를 너무나 절실하게 잘 표현하였다.
 인간의 가치를 무시하고 오직 인간의 효용성만을 추구하는 현대 기계 사회의 거대한 수레바퀴에 깔려 신음하는 주인공 '요한 모리츠'의 절규는 영화 내내 필자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그리고 2차 세계대전 영화의 백미로 꼽히는 영화 '25시'는 시대를 뛰어넘는 명배우인 '안소니 퀸'의 명연기로 인해 더욱 빛이 났다고 생각한다.

"25시. 이것은 인류의 모든 구제의 시도가 무효가 된 시간이야. 메시아의 왕림도 어떻게 해볼 수 없는 시간이지. 이건 최후의 시간이 아니라 최후의 시간에서도 한 시간이나 더 지난 시간이니까. 이것은 서구사회의 정확한 시간, 다시 말하면 현재의 시간을 뜻하고 있네. - 소설 "25시"에서

                  


김낙훈 편집국장  dnhk0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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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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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동락 2019-06-07 06:29:20

    덕분에 모르고 무심코 봤었던 옛날 영화에 대한 기억이 납니다. 좋은 감상 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삭제

    • 우강 2019-06-03 17:01:49

      영화 리뷰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멋진 내용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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