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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자유당이 아닌 ‘자유와공화’와 함께 할 수도...유승민계는 결코 바른미래당 간판으로는 총선에 나서지 않는다.
  • 심춘보 대표/발행인
  • 승인 2019.07.02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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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자는 소설 같은 이야기라며 폄하하겠지만(비아냥 거리는 사람은“소설 쓰고 있네”) 우리 정치판에서는 소설 같은 이야기들이 현실이 되어 종종 세상을 놀라게 하는 경우가 있어 왔다.

소설 같은 이야기는 주로 정치평론가나 호사가들의 입에서 장르 불문하고 써지지만 결론은 소설이라고 비아냥거렸던 사람들의 코를 납작하게 해주어버린 경우가 있어왔다.

국민의당과 바른미래당의 합당이 비근한 예다. 당 대표 출마시 안철수는 결코 바른정당과의 통합은 없다고 펄쩍 뛰었고, 안철수의 부정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은 합당을 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았다. 그때 안철수 지지자들은 소설을 쓰고 있다고 조롱했었다.

바른미래당이 마치 백마고지 탈환과 같은 치열한 전쟁을 치르다가 지금은 소강상태다. 지금도 간헐적으로 소총을 발사하고는 있지만(지상욱) 대대적인 전투는 아니다. 38선과 같은 분단의 선은 명확히 그어졌지만 관망상태다.

굳이 들려오는 소식이 아니더라도 내년 총선에서 지금 바른미래당의 처지로는 살아남기 어려운 형편이라는 것은 하늘이 알고 땅이 아는 사실이다. 몸을 담고 있는 모든 이들은 어떤 길이 살아남는 길인지 물밑에서 꾸준히 모색하고 있다. 피난을 가는 길이 상책 중에 상책이지만 피난처가 없다.

백기 아닌 청기 홍기를 들어도 시큰둥이다. 그나마 홍기를 들면 살아남을 자는 더러 있을 수 있지만 이마저 신통치 않다.

수류탄 한 발 가지고 먼저 진지를 나가버린 이언주는 오갈 데 없이 경계선에서 눈치만 보고 있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갑갑한 상황이다.

바른미래당의 상황은 선전포고 없이 먼저 기습(?)공격한 유승민계열의 향후 진로에 촉각이 서있다. 야당발 정계개편의 시작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음이야 홍기를 들고 자유당의 품으로 가고 싶지만 자신이 말해온 것과 앞뒤가 맞지 않아 지금은 투항조차 할 수 없는 지경이다. 즉 명분이 없다.

그렇다면 유승민은 어떤 선택을 할까?

유승민의 선택은 세 가지로 요약 가능하다.

첫째는 조건 없이 자유당으로 귀순하는 일이다. 이는 가장 현실성이 떨어지는 선택지다. 지금 자유당의 내부 상황은 친박이 서슬 퍼런 눈으로 지켜보기 때문에 유승민이 조건 없이 오겠다고 해도 받아주지 못한다. 또한 유승민이 조건 없이 갈 일도 없다. 설령 친박을 제거해서 문을 활짝 열어놓는다 해도 복당파들의 찬밥 신세를 잊지 않고 있다. 갈수록 황교안의 자유당이 이상한 쪽으로 가는 것도 탐탁지 않아 보일 것이다. 설사 당권을 장악한다 하더라도 합당은 하지 않을 것이다.

두 번째 선택은 바른미래당에 잔류하는 일이다. 이 역시 가능성이 희박하다. 전멸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어느 정치인이 사지가 뻔한 곳에 남아 있겠다고 하겠는가? 그들은 멀리 보는 정치가 아니라 지금 당장 살아남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으로 들어찬 정치꾼들이기 때문이다.

자신들이 주창하는 개혁적, 합리적, 건강한 보수를 만들겠다는 의지와 자신들의 당선을 맞바꿀만한 결기나 진정성이 없는 부류들이다.  또한 설사 안철수, 유승민이 손을 잡고 내년 총선을 도모한다 해도 장담할 상황이 아니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바른미래당의 문패를 지키지 않을 것이다.

마지막 선택은 보수 재편을 한다고 진즉부터 텐트를 쳐놓고 있는 정의화, 박형준의‘자유와공화’쪽으로 선회하는 길이다. 가장 현실성이 높은 선택지다. 출범식에 참석한 것도 무관치 않다.

‘자유와공화’호에 선승(先乘)해 있는 면면을 보면 유승민이 생각하는 제법 건전한 보수들이 포진해 있다. 조직의 명칭에 유승민의 별호와도 같은 ‘공화’라는 단어를 집어넣은 것도 심상치 않은 대목이다. 그들은 유승민과 손을 잡아 소위 말하는 새판을 짤 것으로 예상하는 것은 무리가 아닐 성싶다.  거기에다 바른미래당의 당권을 장악한다면 금상첨화다.

안철수 입장에서도 마다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이를테면 전략적 동맹이다.

바른미래당으로서는 인재영입의 분명한 한계점이 있다. 차 한 잔만 하자고 해도 기겁을 할 형편이다. 그러나 자유와공화와 함께 한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도 있다.  안철수의 조기 등판을 요구하고 희망하는 이유도 바른미래당을 살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소위 말하는 창조적 파괴를 통해 새로운 정당을 만들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일 것이다.

‘자유와공화’에는 최근 바른미래당의 혁신위원장으로 임명된 주대환 위원장이 공동의장으로 활동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일이다. 일각의 주장처럼 유승민 계가 주대환 위원장을 반대하지 않은 이유가 종국에는 ‘자유와공화’와 하나가 되기 위한 선택 일 수도 있다. 만약 주대환 위원장이 혁신의 결과물이랍시고 바른미래당과 ‘자유와공화’가 합치는 길이 최선이라는 주장을 해버린다면 유승민 입장에서는 천군을 얻는 일이고, 손 안 대고 코푸는 격이 되겠지만 손학규 대표 입장에서는 하늘만 쳐다볼 곤혹스러운 상황이 되어 더 이상 버틸 명분이 사라져 버린다.(이후 손 대표의 거취는 지켜 볼일...)

결국 바른미래당은 그런 식으로 소멸되게 된다. 다만 호남계 의원들과 동조하지 않는 일부 비례대표의원들이 어떤 주장과 선택을 할지에 따라 소란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그러나 소란은 그리 길지 않을 것이다. 호남계 의원들과는 원만한 선에서 합의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기 때문이다.  (당원들의 뜻도 안철수 유승민이 함께하는 결정이라면 압도적 찬성 쪽으로 기울 것이다.)

요컨대 유승민계가 자유한국당과는 결코 함께하지 않겠다고 하는 이면에는 ‘자유와공화’를 염두에 두고 있음이다.

자유한국당이 연동형비례대표제를 결사반대하는 이유 중 하나도 바른미래당이 아닌 이들의 존재에 겁을 먹고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더욱이 헤럴드 미디어 그룹을 처분한 홍정욱 전 의원의 합류가 현실이 된다면 파급력은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일부의 관측대로 홍정욱 전 의원이 신당에 합류할 것이라는 선언이 나오는 순간 자유당의 분열은 가속화될 것이다.

바른미래당 당권파들은 유승민계가 백기를 들었다고 들떠 있다.  그러나 폭풍전야일 뿐이다. 유승민이 언제 어떤 식으로 결단을 하는가의 문제만 남아있다.

단언컨대 유승민계는 결코 바른미래당 간판으로는 총선에 나서지 않는다.

어찌 됐건 내년 총선 구도는 대단히 복잡해진다.  물론 생살여탈권은 국민이 쥐고 있다.

 

심춘보 대표/발행인  a2575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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