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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모론이 만연된 사회삼가 정두언 전 의원의 명복을 빈다.
  • 심춘보 대표/발행인
  • 승인 2019.07.17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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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두언 전 새누리당 의원이 극단적 선택으로(향년 62세) 세상을 등졌다.

갑자기 전해온 비보에 많은 사람들이 놀라움을 금치 못했고 인터넷에서는 황망한 그의 죽음을 안타까워하며 애도하고 있다.

유서에는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취지의 내용을 남긴 것으로 전해진다.타살 흔적이 없다는 점과 유족의 뜻에 따라 부검 없이 곧바로 장례절차에 들어갔다.

인터넷상에는 숨진 당일 방송활동을 해온 점을 들어 그의 죽음을 단순한 자살이 아니라는 의견들이 올라왔다. 정확한 사인은 알 수 없지만 현재로서는 여러 정황을 미루어 짐작건대 우울증이 결정적 원인인 것으로 보인다.

우울증을 겪게 된 것은 가정사의 일단도 있겠지만 정치적 환경이 결정적 요인이었을 것이라는 추론은 가능하다. 정치인의 길을 걷지 않고 처음 시작한 공무원의 길을 걸었더라면 오늘과 같은 비극적 결말은 일어나지 않았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천수를 누렸다 한들 어느 죽음이 애석하지 않겠는가만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그의 이력에 대해서는 굳이 장광설을 늘어놓지 않아도 널리 알려진 바다. 활발한 방송활동에서 보여준 그의 발언들은 건전한 보수의 표상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비록 이명박 정권 탄생의 일등공신이었지만 야인으로 그가 보여준 것은 진영과 무관하게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다. 나이도 나이지만 진영에 관계없이 그의 죽음을 많은 사람들이 애석해 하는 이유 중 하나다.

조국 수석은 함께 일해보고 싶었다며 안타까운 마음을 표했고, 거의 같이 붙어 다니다시피 했던 정청래 전 의원은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지경이라고 전해진다.

그런데 서두에서 잠깐 언급한 대로 정치인의 죽음이 있을 때마다 등장하는 것이 음모론이다. 작년 이맘때 투신자살한 노회찬의 죽음을 두고도 거대한 음모가 있다는 낭설이 확산되었다. 지금까지도 그는 자살하지 않고 자살을 당했다거나 누군가에 의해 떠밀려 사망했을 가능성이 짙다는 의견이 상존하고 있다.

정두언 전 의원의 죽음에 대해서도 어김없이 음모론이 등장했다.  아침까지 멀쩡하게  방송을 했던 사람이 갑자기 죽는다는 것은 이해 할 수 없다는 것이고 노회찬 의원을 부검하지 않은 이유와 같이 정두언 전 의원에 대해서도 부검하지 않은 이유를 두고 음모론은 멈추지 않을 것 같은 분위기다.

음모론의 핵심은 정두언의 입을 막기 위해 그를 죽음으로 몰아갔다는 주장이다. 다시 말하자면 정두언의 입을 두려워 하는 어떤 존재에 의해 죽임을 당했다는 것이다.  타살 흔적이 없다는 경찰의 소견이나 유족의 뜻과는 무관하다.  참으로 오지랖 넓은 위인들이다.

조현병 환자들이 심심치 않게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있는 상황인지라 같은 수준에서 소설을 쓰고 싶은 충동이 있는 것이야 본인의 생각이니 말릴 수 없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을 부정하고 허위의 사실을 퍼트려 사회를 혼란스럽게 만드는 행위는 결코 바람직한 사고가 아니다.

이 같은 사고의 행위가 벌어지는 이유는 심리학에서 말하는 확증편향이니, 인지부조화를 소환할  필요 없이 일종의 '관종병'에서 기인되었다고 본다.

관종병 증상의 발현처는 두말할 것 없이 sns 다. 물론 정치권의 음모를 다룬 드라마나 영화를 너무 많이 본 탓도 있겠지만 음모론을 퍼트리는 주요한 원인은 대중으로부터 관심을 받고자 하는 생각에서 진위와 상관없이 조작하고 퍼트리는 것으로 여겨진다.

세월호 추모 리본을 북한의 지령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얼토당토않은 허위의 사실이 인터넷을 통해 보수를 참칭하는 무리들에게 급속하게 번져 그것을 사실로 믿는 사람들이 상당하다. 이러니 죽음에 대한 음모론 하나 만들어내는 것은 누워서 떡 먹기 보다 쉬운 일이다. 그렇게 자신이 만들어낸 음모론이 대중의 관심을 받게 되면 스스로가 최면에 걸려 어떤 죽음이나 사건에 대해서도 음모론이라는 선입견이 사고의 한편에 자리 잡게 된다는 생각이다.

별 풍선인가 뭔가를 받기 위해 사람까지 죽이는 세상이다. 자신이 주장하는 근거가 타인으로부터 관심을 받고 싶어 하는 병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겉은 멀쩡해도 정신적으로 문제가 많은 국민을 양산시키는 주범이 바로 sns 다. 자신의 상상력을 여과 없이 배설, 타인으로부터 주목을 받기 위해 허무맹랑한 주장들을 늘어놓는다. 유튜브는 소굴이 된지 오래다.  문명의 이기가 흉기가 되어 우리 사회를 교란 시키고 있다.

일자무식이라면 그럴 수도 있다는 용인이 가능하다. 그러나 위편삼절까지는 아니더라도 배울 만큼 배웠다고 자부하고, 각종 책들도 읽을 만큼 읽었다는 사람의 지행합일이 되지 못하고 허위의 소설을 쓰는 것은 사회 질서를 어지럽히는 행위임에 분명하다.

요컨대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사람들이 객관적 사실을 믿지 않는 풍조도 문제지만 자기 존재를 알리고 싶어 하는 관종병 이야말로 심각한 수준이다.

이들이 이처럼 음모론에 취해 있는 것도 역사적 사실에서 기인된 것은 분명하다. 단순 자살로 알고 있던 사실들이 훗날 정권의 개입으로 죽임을 당했다거나 없는 죄도 만들어냈던 질곡의 세월을 함께한 탓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지금 세상은 그때와 다르다. 물론 100% 확신할 수 없는 일도 있지만 단순함은 단순하게 믿고 넘어갈 때도 된 사회다. 불신의 병이 깊어지고 음모론에 취해지면 병사한 자신의 부모 죽음조차도 자신이 비판한 어떤 세력에 의해 죽음을 당했다고 주장할 판이다.

아무리 우리 사회가 다양성이 존재한다고 하지만 뻔한 사실조차 인정하지 않고 허위의 사실을 퍼트려 사회를 혼란스럽게 만드는 행위는 결코 건강한 시민이 할 짓은 아니다.

아마 한동안, 아니 기약 없는 어느 날까지 정두언 전 의원의 죽음에 물음표를 던지는 대중들이 상당할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남을 믿지 못하면 자신도 신뢰를 얻을 수 없다는 점이다.

그런 풍조가 만연한 사회는 우리 모두에게 이롭지 않다.

▲'걱정말아요 그대' 노래를 부르던 생전의 정두언 전 의원

끝으로 찰나를 살아도 천년으로 기억될 사람이 있고 벽에 똥칠을 할 때까지 살아도 기억에 없는 사람이 있는 게 사실이지만 정두언 전 의원의 죽음은 오랜 기간 기억될 것이다.

삼가 정두언 전 의원의 명복을 빈다.

 

 

 

 

심춘보 대표/발행인  a2575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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