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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절이면 생각나는 영화, '현해탄(玄海灘) 은 알고 있다.'
  • 김낙훈 편집국장
  • 승인 2019.08.17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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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낙훈의 영화 리뷰]=영화 '현해탄은 알고 있다.' 는 거장 김기영 감독이 각색하고 연출한 1961년도 작품이다. 영화는 당시 최고의 라디오 드라마 극작가 한운사(韓雲史)의 '현해탄은 알고 있다.' 를 원작으로 제작했다.

 김진규, 이예춘(배우 이덕화의 아버지), 박노식, 주증녀, 김지미 등 우리나라 최고의 쟁쟁한 배우들이 특이하게 주연이 아닌 조연으로 등장했고, 당시로는 신인급인 김운하, 공미도리(재일교포) 등이 주연으로 나와 열연했다.

 1944년 1월, 일본 나고야에 있는 일본군 수송부대에 조선인 학생들이 학도병으로 입대한다. 그중에는 총독에게 대들어 요주의 인물이 된 아로운(김운하 분)과 리노이에(이상사 분)가 있다. 고참병 모리(이예춘 분)는 조선인 차별은 다반사이고, 주인공 아로운에게 똥이 묻은 군화 밑창을 핥게 하거나 개처럼 소리 내고 행동하라고 하는 등 횡포를 부리고 인간 이하로 취급한다. 
 일본인들은 “일본 군대 50년의 전통”을 강조하며 조선인 학도병을 학대하지만 아로운과 리노이에는 그런 전통을 비웃는다. 

  아로운은 우연히 일본 여인 히데꼬(공미도리 분)를 알게 되어 사랑에 빠진다. 그는 휴가 중에 혹은 근무 중에 틈틈이 히데꼬를 만나는데, 군대에서 당한 일들을 얘기하면서 히데꼬의 위로를 받는다. 히데꼬의 어머니(주증녀 분)는 그들의 관계를 극구 반대하지만, 둘은 냉수를 떠놓고 결혼식을 올린다. 
 미군의 대공습 직전에 탈영한 아로운은 폭격이 쏟아지는 거리를 방황한다. 부대와 도시가 초토화된 뒤, 일본군들은 국가비밀이라며 유가족들이 시체를 못 보게 금지하고 집단 화장을 한다. 사람들은 분노하면서 시체들에 불이 붙는 것을 지켜보는데, 이때 아로운이 시체들 사이에서 걸어 나오고 히데꼬와 다시 만난다.
 시체 속에 묻혀있던 아로운이 살아서 걸어 나오자 누군가의 남편, 아들이었을 시체가 소각되는 것을 멀찍이서 지켜만 봐야 했던 유족들도 분노하여 철조망을 넘어 뜨리고 시신을 향해 달려간다.

 영화 '현해탄은 알고 있다.'는 일본과 수교 이전인 1961년에 일본 로케를 한 작품이었던 점을 감안한다면, 영화의 주인공 아로운이 학도병으로 일본군에 입대해 '조센징'이라고 차별받는 부분과 전쟁 지상주의의 일본 군국주의를 고발한 영화라는 점에서 매우 돋보이는 작품이다.

주인공 아로운을 향해 일본출신 부대원의 욕설과 구타는 기본이고, 심지어는 똥 묻은 군화 바닥을 혀로 핥으라며 가학적인 횡포에 시달리게 한다. 

그리고 이 영화에서 가장 여러 번 들을 수 있는 대사가 '조센징'이었고,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은 군복과 단체로 밥 먹고 움직이는 파시즘적 집단성이었다.
 여하튼 군국주의 파시즘은 개인과 타민족을 억압하고 말살시키려 드는 것이다. 개인은 그저 전쟁을 위한 도구이고, 전체를 구성하는 구성요소로 치부된 것이었다.
 영화 속에서 시체더미에 석유를 뿌리고 불 질러버리는 일본 군국주의자에게는 생명은 물론이고 죽음조차도 승리를 위한 과정이었을 뿐이었다.  하지만 일본 군대에 고분고분 따랐던 유족들이 결국에는 분노해서 달려가는 마지막 장면은 이 작품의 압권이었다.

 필자는 6살 때 이 영화를 부모님과 함께 처음 보았고, 1968년 리바이벌 상영 때에 다시 보게 되었다.

 필자는 영화를 보면서 일본인의 우리나라 사람에 대한 엄청난 차별과 학대, 군대의 가혹행위, 전쟁의 참혹함 등이 어린 마음에 엄청난 충격을 주었고 상당한 기간 동안 심리적 트라우마를 남겼다.

 지금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한국과 일본 간의 갈등이 그 어느 때보다 깊어지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일제 강점기를 다시 돌아 볼 필요가 있다.
 그런데 그 시절은 한마디로 말하면 말 못 할 고통과 수모의 시대였다고 본다.
 그러므로 아무리 건망증이 심한 사람도 그 시대를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또한 다시 그런 일을 당하지 않도록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영화 '현해탄은 알고 있다.'는 현시점에서 생각나는 영화이고 꼭 다시 보았으면 한다.

                 
 


김낙훈 편집국장  dnhk0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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