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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온다
  • 김민수 소리뫼 대표
  • 승인 2019.08.25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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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밤 외로운 밤 벌레우는 밤~엄마길 가는 길에 하얀 찔레꽃~ ” 

내가 좋아하는 이연실의 찔레꽃 노래다. 이 노래를 읊조리노라면 시골 유년과 엄마 생각에 가슴이 아려지려 한다. 흔히 가을을 ‘사색의 계절’이라 하지만 여름에 질려서인지 가을 생각만 해도 괜히 기분이 삼삼하고 상큼한 생각들이 쌓이는 맘이니 기분 좋기 딱 좋은 활동의 계절인가 싶다. 한편으론 그러면서도 왠지 그립거나 처연하고 ‘가을비 우산 속에 이슬 맺힌다' 는 말처럼 가을날을 맞이하는 이들의 마음에 절절한 사연 하나씩 있을 것이다.

가을이 온다는데 들판의 항구 같은 나의 고향 금암리는 뭐하고 있을까. 언젠가는 여름이었을 그 마을에 어느 해부터 처녀 총각들이 우르르 뭍으로 나간 사이 어머니 빈집들이 늙어 주름처럼 허름하게 무너져 내리는 꼴이 인생을 닮었는가 싶다.
누구나 그렇듯 잘 먹고 잘 사는척하면서 사는 세상사가 심란하여 되는 대로 살자고 작정을 하여도 편치 않는 심사가 화색이 돌 기미가 없으니 뭔가 잘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붙어 다님은 어쩔 수 없다.

어쨌든 여기저기에서는 가을이 왔다고 제철 만나듯 몸과 마음이 바빠지고 있다. 얼마나 감사할 일인가. 어떤 이는 사는 것보다 더 쉬운 밥 세 끼 먹는 것도 못하고 어떤 이는 제발 일으켜 온전히 살게 해달라고 병원 천장에 희망을 떡칠해도 방법 없이 고난을 겪는 사람에 비하면 이 한 몸 어설프게 나마 하고 싶은 일이 있고 온전하게 살 수 있는 일이 있으니 이 얼마나 감지덕지인가.

가을이 오자 마자 친구들과 나들이 길이다. 만날 때마다 주름 하나 늘고 사진 찍을 때마다 늙어가는 모습에서 알뜰한 그 맹세가 헐거워지지 않도록 삼라만상 모든 일을 애인 대하듯 해야겠다. 영원할 것 없는 내 인생의 몇 번일지 모를 내 인생이 가을 하늘처럼 청명했으면 좋겠다.

 

김민수 소리뫼 대표  webmaster@dasanjourn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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