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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사변'을 일으킨 목적
  • 심춘보 대표/발행인
  • 승인 2019.10.07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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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하나만 묻고 시작하자.

검찰이 조국 일가에 대한 수사를 중단하면, 그래도 서초동에 모일 것인가?

본론에 앞서 조국 장관을 둘러싼 이번 사태를 내전이라고 주장하는 언론도 있지만 나는 사변에 준하는 사건이라고 규정한다. 그런 연유로 감히 ‘조국사변’이라 칭하겠다.

민정수석을 그만 두기 전부터 조국 수석은 법무부장관 하마평에 오르내렸다. 법무장관에 낙점될 것이 거의 확실할 때부터 조국 장관에 대한 여러 의혹들이 서서히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거기에는 언론이 지대한 역할(?)을 했다. 유튜브도 편승을 주저하지 않았다. 가짜뉴스는 쉽게 만들어졌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의혹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과거의 조국이 현재 조국의 발목을 잡는다 해서‘조적조’라는 신조어가 탄생했다.

급기야 그는 많은 젊은 세대들에게 실망을 주었다며 일단 고개를 숙였다.

야당은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어디서 어떤 경로를 통해 입수했는지 몰라도 검찰보다 한 발 앞선 정보를 취득했다. 그 좁쌀 같던 의혹은 몇 번의 과정을 거쳐 호박이 되었다.

셀 수 없는 의혹이 오뉴월 찬 음식에 탈이 나 쏟아지는 설사와 같이 쏟아졌다.

조국 전 수석이 실제 법무부장관에 임명될 경우 혼란이 불가피할 것은 기정사실이었다. 얼마만큼의 혼란이 일 것이라고는 알 수 없지만 야당은 이 문제를 집요하고도 끈질기게 물고 늘어질 것은 자명했다. 조국 문제가 블랙홀 역할을 톡톡히 수행할 것이라는 것을 짐작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던 것이다.

그럼에도 문재인 대통령은 원안대로 임명을 강행했다.   

그렇다면 혼란이 예상될 것을 알면서도 왜 임명을 강행했을까? 당시 가장 합리적 방안은 검찰이 수사에 돌입한 만큼 수사가 끝난 후, 즉 논란이 잠재워졌을 때 임명하는 것이 바람직했음에도 왜 강공을 선택했을까라는 의문이 생긴다.

검찰 개혁을 한시라도 늦출 수 없었기 때문일까? 3년 가까운 시간 동안 감나무 밑에서 회의만 하다가 허송세월을 보내 것을 보면 설득력이 떨어진다. 의혹이 해소된 후 개혁을 밀어붙여야 정당성이나 동력이 커지는데도...

단언할 수는 없지만 일종의 총선 전략이다.  우선 살고 보자는 식이다.

총선에서 지금 보다 못한 의석 수를 얻는다면 식물 대통령이 되는 것을 넘어 야당의 공세는 끔찍한 일이 된다. 어떤 불행한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문재인 정부의 지지율은 50% 밑으로 떨어진지 오래다. 앞으로 떨어질 일만 남았다. 40%에서 30%대로 떨어지면 민주당내 내분이 일어난다. 그러나 30%대로 떨어질 가능성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무엇보다 경제 문제다. 특별한 이슈가 없으면 경제 실정에 대해 국민의 매서운 회초리는 따논 당상이나 다름없다.

북한 문제도 신통치 않다. 북미 간 대화는 교착상태나 다름없다. 트럼프도 자신의 발에 떨어진 불을 끄는 일이 시급해졌다. 경제를 회복시킬 동력이 없다. 자영업자들은 돌아선지 오래다. 서민들은 곳곳에서 아우성이다. 수출 역시 하락세다.

아무리 엄벙한 야당이라고 해도 안심할 수 없는 일이다. 그래서 지지층의 결집이 시급했다. 

지지층을 결집시킬 수 있는 호재는 진영 간 대립 구도를 만드는 일이다. 조국 장관 임명이 그래서 필요했던 것이다. 물론 조국 장관을 잠재적 대권후보로 키우겠다는 옵션도 작용했을 것이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돌발 변수, 복병이 나타났다. 윤석열이다.

처삼촌 벌초하듯 수사를 마무리할 것으로 생각했을지 몰라도 윤석열은 모두의 예상을 과감히 깨버렸다.

윤석열 검찰이 스스로 적당히 마무리 짓는 것 말고는 저인망식 수사는 빠져나갈 방법이 없다.

따라서 검찰개혁이란 구실로 압박하는 수밖에 없었다. 보는 눈이 많아 드러내놓고 '조국수호'만 외칠 수 없어 검찰개혁으로 분식했다. 조국 수사 중단이 검찰 개혁이라고 외치고 있는 형국이다.

그런데 윤석열은 개혁을 하겠다고 연일 자신의 계획을 쏟아내고 있다. 흠을 잡자니 이 역시 눈치가 보인다. 저들이 말하는 ‘깨시민’ 인지 '콩시민'인지를 동원할 수밖에 없다.  

예상대로 진영논리의 싸움으로 비화되었다. 해방 이후 벌어진 좌우 대립에 버금간다. 그들의 손가락은 죽창이 되었다.  내란 수준이다.

자유한국당도 밑지는 장사가 아니다. 좌파만 결집하는 것이 아니라 보수 우파도 결집했다.

사회 각계각층도 뒤질세라 진영 논리에 편승했다.  건국 이후(좌우 대립 이후) 가장 극심한 편 가르기가 완벽하게 만들어졌다.

이 재변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다. 검찰 수사 결과와 무관하게 말이다. 어떤 결과를 내놓아도 어느 한쪽은 승복하지 않을 것이다.  총선 때까지 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민주당이나 자유한국당이 바라는 바다.

설사 조국 장관이 사퇴하고 총선에 출마를 한다 하더라도 야당은 이 문제를 집요하게 끌고 갈 것이다.  재판 결과는 총선 전까지 확정되지 않는다.  

집권 여당과 청와대가 이번 사변으로 이득을 볼지 어쩔지는 뚜껑을 열어 봐야 안다.(지금 국민여론은 득보다 실 쪽) 그러나 집권 여당이 만약 이번 일을 총선 전략의 일환으로 일으켰다면 역사의 죄인으로 남을 것이다. 수습이 불가할 정도로 나라를 두 동강이로 내버렸으니 말이다.

폐일언하고, 검찰개혁은 누구도 거부하지 않는다. 야당도 그렇고 당사자인 검찰도 그렇다. 하지 않겠다고 버틴다면 몰라도 하겠다 하고, 또 하고 있는 마당에 검찰 개혁을 외치는 것은 위선이다. 그들도 수십 년간 쌓인 적폐를 어찌 하루아침에 청산할 수 없음을 안다. 그래서 조국 일가에 대한 수사를 압박하기 위한 행위라고 보는 것이다.

조국 수사 중단만이 검찰 개혁이라고 하니 어이없어 하는 국민이 서초동에 모인 국민보다 훨씬 많다는 것을 인지하기 바란다.  거듭 강조하지만 이번 사변은 진영 논리가 아닌 상식과 비상식, 정의와 불의, 공정과 불공정의 싸움이다.

요컨대 길이 아니면 가지 말라고 했다.

 

심춘보 대표/발행인  a2575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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