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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공수처'신설을 찬성한다.
  • 홍웅표 자유기고가
  • 승인 2019.10.28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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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저널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공수처 문제에 대해 찬반 의견을 공히 게재한다.

반대하는 주장도 환영한다.

[독자투고]홍웅표 자유기고가=상피제도라는 게 있었다. 고려시대에 시작돼 조선조까지 이어졌다. 일정 범위 내 친족이 같은 관청과 지휘 관계에 있는 관청에는 근무할 수 없게 하는 제도다. 권력의 집중, 전횡을 막기 위해서다.

지금도 다양한 회피, 제척 제도가 있다. 당사자와 특수 관계에 있는 사람을 원천적으로 배제하는 것이다. 이유는? 공정성을 위해서다. 국회의원들이 주식을 백지신탁하는 이유, 겸임을 금지하는 이유 모두 공적인 권한이 사적인 이유를 위해 쓰이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다. 부패를 방지하고 업무의 공정성을 위해서다.

민주주의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규정이 있다. 나는 우리 헌법에서 밝혔듯이 민주주의는 일체의 특수계급을 인정하지 않고, 헌법이 정하는 기본권을 평등하게 부여하고, 공정하게 보장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민주주의는 사람의 불완전성을 전제로 한다. 권력자의 선의에 의존하기보다 권력자의 불완전성을 최소화하기 위한 제도에 의존한다. 그래서 혈연, 연고에 치우쳐 특수이익이 발생하는 것을 억제하려 한다.

민주의의는 최상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최악을 회피하는 것이다. 검찰이 무소불위의 권력을 갖고 있다고 한다.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진 자들이 혈연, 연고에서 완전히 벗어나 양심에 따라 그 권력을 휘두르기를 바라는 것은 민주주의에 부합하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검경수사권 조정, 공수처 설치에 찬성한다.

물론 검경수사권 조정, 공수처가 절대적으로 옳은 것은 아니다. 그러나 현재의 제도보다는 나을 거라는 기대가 있다.

경찰이 수사권을 더 많이 갖게 됐을 때 수사 외압에 더 휘둘릴 가능성이 없다고 할 수 없다. 자치경찰제가 도입돼도 그렇다. 그러나 검찰이 직접 수사권, 수사 지휘권, 기소권을 갖고 있는 현재 상황보다는 권한의 분산,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더 잘 작동하리라 기대한다,

공수처는 현대판 상피제도라고 본다. 사법부에 복무하는 판사, 사법행정기관에 속하는 검찰청, 경찰청에 복무하는 이들을 따로 떼어 수사하고, 기소할 필요가 있다. 일각에서는 수사권만 있으면 되지 않느냐고 한다. 수사권이 사업인허가권이라면 기소권은 준공허가권이다. 준공 허가가 나지 않으면 아무 소용없다. 공수처에 수사권만 주고 기소권은 검찰에게 계속 준다고 했을 때 지금처럼 현저히 낮은 판사, 검사의 기소율이 해결되기는 난망하리라 본다.

공수처가 대통령의 칼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지금 패스트트랙에 올라있는 공수처법을 보면 절대다수표결제를 도입하고 있다. 7명의 공수처장 추천위원을 두고 4/5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 6명 이상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는 거다.

7명의 추천위원 중 2명은 야당에서 추천하기 때문에 야당이 반대하면 공수처장으로 추천할 수 없는 구조다. 그러나 자유한국당은 이것도 불안하다고 한다.  정 불안하다면 야당 몫 추천위원을 3명으로 해도 무방하다고 본다. 진짜 야당이 반대하면 공수처장으로 추천할 수 없게 하자는 거다. 왜? 공수처는 대통령의 칼이 돼서는 안 되고, 야당이 우려한다면 이를 해소해 주는 게 맞는다고 보기 때문이다. 어차피 오늘의 여가 내일의 야가 되기 마련이다.

 

홍웅표 자유기고가  webmaster@dasanjourn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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