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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당이 성공하려면...
  • 심춘보 선임기자
  • 승인 2019.10.28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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엎친 데 덮친 격으로 문병호 최고위원의 탈당으로 손학규 대표가 사면초가에 빠졌다는 의견이 지배적인 가운데 신당을 통한 야권통합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그가 갖은 비난과 수모를 감내하면서 이루고자 했던 자신의 의지를 본격적으로 드러냈다고 본다.

아는 사람들은 알고 있었지만 손학규 대표는 대권이나 국회의원 한 번 더 하고자 했던 것이 아니었다. 까마득한 후배 정치인들로부터 모욕에 가까울 정도로 비난과 조롱을 당했음에도 물러서지 않고 견결했던 이유가 바른미래당을 지켜 그것을 바탕으로 야권 통합을 이루겠다는 일념이었다. 결코 그들이 말하는 권력욕이 아니었다.

그러나 상처가 너무 깊었다. 더 이상 입을 상처가 없을 정도로... 

물고 뜯기는 과정에서 과거 손학규의 이미지는 완전히 무너져 버렸다. 그럼에도 그는 결과로 말하겠다는 입장이었다.

무엇을 하고자 했다면 진즉 당 대표를 그만두었을 것이다. 그는 필생의 소임을 다당제 안착에 두었다. 다른 건 묻어두고서라도 그 점 하나는 분명하게 인정한다.

다당제의 필요성을 공감하면서도 그것의 중심이 누가 되어야 하는가의 이견이 있었고 많은 사람들은 바른미래당의 내분사태를 지켜보면서 “손학규는 아니다” 라는 결론을 냈을 수 있다.

그럼에도 멍석을 까는 역할, 즉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는 인물은 절대적으로 필요했다. 손학규는 그것을 자임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도 바른미래당의 간판으로는 어렵다는 현실을 인식했다.

그러나 그리 녹록한 상황은 아니다. 

우선 그가 말한 대로 도로 호남당으로 회귀하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못을 박은 대목은 대안신당이나 평화당의 참여 욕구에 찬물을 끼얹는 것과 같을 수도 있다.

대안신당이나 평화당의 주 구성원들이 개성이 강하다는 것은 천하가 아는 사실이다. 목소리 큰 사람들만 모여 있고 그들은 죄다 면장이다. 아직도 탄탄한 근육을 자랑하고 있다.

“호남당이면 어떤가?” 라는 인식을 갖고 있는 그 사람들의 참여를 어떤 식으로 유도해 낼지 의문이다. 또한 여러 경로를 통해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새 정당의 중심으로 세울 새로운 사람을 영입하는 것 역시 만만치 않은 일이다. 깜짝 놀랄만한 인사여야 하는데 말이다.

더욱이 통합 과정에서 안철수를 비롯한 안철수계 당원들의 태도 역시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소지가 다분하다. 뿐만 아니라 12월 탈당을 예고한 유승민 계열도 사태의 추이를 지켜볼 것이다. 험난함이 도사리고 있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통합의 깃발을 세운 이상 물러서지 않을 것으로 본다. 광부가 탄맥을 찾기 위해 곡괭이질을 하는 것과 같이.

신당이 어떤 그림을 그릴지 알 수 없으나 요컨대 이제 이념 지향적인 정당에서 탈피해야 한다.

진보나 보수, 중도를 따질 일이 아니라 실용주의를 핵심 가치로 교집합을 형성해야 한다. 극단적 양당제를 탈피하고자 한다면 그 지긋지긋한 이념의 외투를 과감히 벗어던져야 한다. 또한 당 운영은 정의당보다 더 당원들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 디지털 정당을 만들어야 한다.

이념을 고집하면 통합은 물 건너간다. 새로운 당은 양당 정치에 싫증을 느낀 중도 성향의 국민을 모으는 일이 되겠지만 중도라는 표현 자체를 고집해서 안 된다. 중도는 현실정치에 부합하지 못한다. 사안마다 결정의 연속인 정치에서 중간이라는 게 어디 있을 수 있는가?

따라서 철저한 실용주의 노선만을 고집할 필요가 있다.

호랑이 그리려다 고양이 그리는 일만 아니면 내년 총선에서 충분히 승산이 있다. 손학규 대표 말처럼 100석은 아니더라도 양당 정치를 무력화시킬 만한 성과를 얻을 수 있다.

양당에 신물 난 국민이 늘어가고 있지만 마음 줄 곳이 마땅치 않기 때문에 제대로 된 정당을 만들어 낸다면 얼마든지 가능하다. 때가 무르익었다.

무엇보다 신당이 국민들로부터 대안정당으로 인정을 받기 위해서는 신선함은 필수다. 그 신선함의 출발은 노회한 정치인들이 물러나는 일이다. 그렇지 않고 계속해서 핵심 역할을 고집한다면 하지 않는 게 낫다.

노회한 정치인들이 똬리를 틀고 있다면 현실정치에 실망한 2030세대를 끌어올 수가 없다. 당이 젊어져야 하는 이유다.

요컨대 중간지대가 넓어졌다고 끌어오는 일이 쉬운 게 아니다. 탈북자가 이북에 있는 가족을 데려오는 일보다 더 어렵다. 자고 있는 게 아니라 자는 척하기 때문이다. 자고 있는 척하는 사람을 깨우는 것은 정신이 번쩍 들 만 한 계기를 만드는 일이다.

중간지대는 배급 나온 게 아니다. 차지하려면 비전을 보여주어야 한다.

제3당에 희망을 걸고 있는 입장인지라 손학규가 말한 ‘마십굴의 전설’을 현실화 시킬 수 있을 것인지 지켜본다.

 

 

 

 

심춘보 선임기자  a2575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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