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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틀거리고 있는 우파 포퓰리즘
  • 윤석규 전 청와대행정관
  • 승인 2019.10.29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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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사태 후에 벌어질지 모를 가장 두려운 상황은 우파 포퓰리즘이다. 트럼프의 승리나 유럽 우파 포퓰리즘 정당의 성장이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니다. 한국사회도 불평등, 경기침체, 실업 등 우파 포퓰리즘이 성장할 제반 요인은 충분히 갖추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정적으로 방아쇠가 당겨지지 않았던 것은 정치적 요인이 컸다.

정치적으로도 반정치 정서, 기성정당에 대한 환멸, 안철수로 대표된 제3후보의 지속적 등장 등 우파 포퓰리즘이 등장할 조짐이 전혀 없진 않았다. 그러나 김대중, 노무현이라는 두 걸출한 대통령 후보가 합리적 선택지가 되었고, 박근혜의 국정농단에 기함한 국민들이 전통 야당 후보를 대안으로 선택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몰리면서 큰 변화는 일어나지 않았다.

이제 조국 사태가 방아쇠를 당길 가능성이 커졌다. 상층 10% 리그에 끼지 못하는 사람들이 조국사태를 바라보면서, 그동안 어렴풋하게 느꼈던 불평등이, 그들만의 리그가 확실하게 존재한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들은 아마도 명징하게 깨달았을 것이다. 좌와 우, 진보와 보수의 경계는 허상이고, 실재하는 것은 한국사회를 과점하고 있는 상층 리그의 존재다. 상층 리그의 정치인과 지식인들이 내뱉은 공정, 평등, 정의란 말은 한마디로 사기다. 이 깨달음이 후폭풍을 몰고 올지 모르는 상황이다.

자한당이 곧바로 우파 포퓰리즘 정당으로 전환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누구보다 큰 기득권을 가진 정당이다. 제3지대에 나가있는 유승민도 우파 포퓰리즘을 이끌기엔 부적합하다. 그는 타고난 범생이다. 다만 홍준표는 주목할 대상이다. 전략적 사고, 서민 감성, 정치적 센스 등에서 자한당 내에 홍준표에 견줄 정치인은 없다. 조국을 향해 '부인에게 책임 떠넘기고 숨다니, 남자로서는 파산'이라고 일갈했다. '그렇다고 부인을 버리라는 말입니까'는 말로 대중을 휘어잡은 노무현의 말솜씨에 근접한다. 의원정수 확대하자는 것은 '후안무치의 극치'라며 국회의원도 200석으로 줄이자고 한다. 포퓰리스트의 전형적 수사를 능숙하게 구사한다. 그렇지만 총선후 자한당의 당권을 쥘 수 있을지, 그래서 자한당의 트럼프가 될 것인지는 더 두고봐야 한다.

유럽의 경우처럼 제3지대에서 우파 포퓰리스트 정치인과 정당이 나온다면 기득권에서 자유롭다는 점에서 파괴력이 더 클 것이다. 그들이 모든 기득권층을 공격하면서, 의원정수 축소, 공무원 감축, 불법 외국인노동자 추방, 정시확대, 민주노총 압박 등 모든 익슈에서 이념적 기준대신 국민지지를 기준으로 정책을 선택하고 호소한다면 우리 국민이 어떤 반응을 보일까?

윤석규 전 청와대행정관  webmaster@dasanjourn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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