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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쇄살인범이 연출하는 7가지 죄악, 영화 '세븐(SE7EN)']
  • 김낙훈 편집국장
  • 승인 2019.11.06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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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낙훈의 영화 리뷰]=영화 '세븐'은 '식욕(Gluttony)', '탐욕(Greed)', '나태(Sloth)', '색욕(Lust)', '교만(Pride)', '시기(Envy)', '분노(Wrath)' 등 성경에 나오는 일곱 가지 죄악을 주제로, 각각의 죄를 저지른 7명을 하루에 한 명씩 일주일 동안 잔인하게 살인하는 연쇄살인범과 이를 쫓는 두 형사의 숨 가쁜 추격전을 그린 작품이다. 영화는 1955년 미국에서 실제로 발생했던 미해결 사건인 ‘별자리 살인(Zodiac Killer)' 을 모티브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그리고 성서의 창세기를 연상시키며 철학적이기까지 한 연쇄살인범 '존 도'의 역은 '케빈 스페이시'가 맡아 완벽에 가깝게 연기했으며, 다혈질의 젊은 형사 '데이비드 밀즈' 역에 미남배우 '브래드 피트', 은퇴를 앞둔 노련한 형사 '윌리엄 섬머셋' 역에 연기파 '모건 프리먼'이 맡았다. 여기에다 데이비드 핀처 감독의 탁월한 연출력이 더하여 최고의 액션 스릴러를 탄생시켰다.

영화는 노련한 섬머셋 형사의 은퇴를 1주일 앞두고 시작된다. 섬머셋은 새로 부임한 밀즈 형사를 만나게 되는데, 젊고 혈기 왕성한 밀즈가 흉악 범죄가  난무하고 경찰 노릇 하기 어려운 도시에 자의로 아내 - 트레이시(기네스 팰트로 분) - 와 함께 전임한 점을 의아하게 여긴다.
한편 성경에 나오는 일곱 가지 죄악을 모방한 기이한 살인사건이 시작되고 밀즈와 섬머셋은 이 사건의 수사를 맡게 된다.

일주일 동안 연쇄살인범이 순서대로 저지르는 살인은,
1. 첫 번째 살인 - 식욕(Gluttony):
초고도 비만 남자를 강압하여 스파게티를 위가 찢어질 때까지 먹이고 뒷덜미를 강타당하고, 의식을 잃게 하여 스파게티 접시에 머리를 박으며 질식사시키는 첫 번째 사건이 발생한다.
2. 두 번째 살인 - 탐욕(Greed):
악덕 변호사에게 스스로 1파운드의 살을 도려내게 하고 저울에 달게 하고, 복부를 도려낸 뒤 과다출혈로 죽게 하는 사건이 두 번째로 발생한다.  이는 셰익스피어의 희곡인 '베니스의 상인'을 모티브로 살인한 것으로 추론된다.

여기에서 섬머셋과 밀즈는 현장에 남은 흔적들이 기나긴 연쇄 살인이 시작되었음을 직감하고, 성경의 일곱 가지 죄악을 따라 발생하는 사건과 범인을 추적하기 시작한다.

3. 세 번째 살인 - 나태(Sloth): 마약유통업자를 1년 동안 침대에 묶어 감금한 채 대소변과 사진 등을 모아두었다. 죽지는 않았지만 경찰에 의해 발견되었을 때는 카메라 플래시에도 쇼크로 사망할 만큼 약해져 있었다. 범인은 피해자의 손목을 자른 뒤 앞선 '탐욕'의 범죄현장에 그 지문을 남겨 경찰을 끌어들여 자신의 범죄를 알렸다.
4. 네 번째 살인 - 색욕(Lust): 매춘부가 그 대상이 되었고, 성매수자인 한 남자를 협박해 30cm에 가까운 칼날이 달린 인공 성기로 강제로 성행위를 시켜 매춘부를 살해하였다.

5. 다섯 번째 살인 - 교만(Pride): 피해자는 상당한 미인인데 코가 잘린 채 수면제를 먹고 자살해 버린 상태였다.
범인은 얼굴이 미인이고 품성이 공주과인 피해자의 코를 잘라낸 뒤에 양손에 접착제로 전화기와 수면제를 각각 붙여두고, 도움을 청해 흉측한 얼굴로라도 살아남을 것인지, 자살할 것인지를 선택하게 한 것이다.

섬머셋과 밀즈는 수사가 한계에 도달함을 느끼기 시작했고, 이에 섬머셋은 범인이 봤던 책들 - 단테의 '신곡' 등 - 에 힌트를 얻어 범인의 도서관 이용 내역을 파악하여 이름과 주소를 알아낸다. 범인의 주거지를 급습하지만 범인을 코앞에서 놓쳐버리고, 밀즈는 범인을 쫓던 중 팔이 부러지는 부상을 당한다. 부상당한 자신을 농락하며 서서히 사라지는 범인을 보며 밀즈는 상당한 치욕감을 느낀다. 더욱이 범인은 전화를 통해 여기까지 자신을 쫓을 줄은 몰랐고 진심으로 존경한다며 두 형사를 조롱한다.

한편 밀스의 아내 트레이시는 자신이 임신을 하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지만, 흉악 범죄가 빈번히 일어나는 위험한 도시에서 아이를 키워도 될지에 대해 고민한다. 그래서 남편의 가장 친한 조력자인 섬머셋을 불러 상담을 하고, 혹시라도 낙태를 하게 될 수 있으니 임신 사실을 밀즈에게는 잠시 비밀로 하라고 부탁한다.

그리고 밀즈와 섬머셋이 범인을 바로 뒤까지 추적하고, '시기’와 ‘분노’라는 두 가지 죄악을 저지를 살인 대상을 남게 놓은 상황에서 범인은 갑작스레 온몸에 피를 묻힌 채로 경찰에 자수한다. 자수한 범인은 나머지 2명의 시체가 있는 곳을 알려주고 자신의 범행을 법정에서 자백하는 대신, 밀즈와 섬머셋 단둘이 그와 함께 시체가 있는 곳까지 같이 가야 한다고 말한다.
송전탑이 즐비한 황량한 벌판까지 도착한 그들에게 갑자기 등장한 택배차, 그리고 택배기사에게 섬머셋은 소포를 받는다. 상자 안에는 밀즈 형사의 아내 트레이시의 머리가 담겨있었다.

6. 여섯 번째 살인 - 시기(Envy): 범인은 자신이 밀즈의 평범하면서도 행복한 삶을 질투했고, 따라서 트레이시를 죽였다고 고백한다. 분노하는 밀즈와 그를 말리는 섬머셋, 범인은 밀즈를 계속해서 도발한다. 범인은 급기야 트레이시의 임신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고, 당황한 섬머셋은 범인을 때려 입을 막는다. 밀즈는 섬머셋의 행동에서 트레이시가 정말로 죽었으며 임신까지 한 상태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분노와 슬픔을 이기지 못한 채 결국 방아쇠를 당긴다. 그렇게 범인은 스스로 여섯 번째 희생자가 된다.

7. 일곱 번째 살인 - 분노(Wrath): 결국 가족과 동료, 삶의 목적마저 전부 잃게 된 밀즈는 마지막 희생자가 되어 경찰에 체포된다. 본인의 분노로 인해 선한 인간성까지 잃어버린 가장 비극적인 인물이 되고 만다.

따라서 결국에는 존 도우 그 자신이 ‘시기’의 죄인이 되고, 밀즈가 ‘분노’의 죄인이 되는 셈이다.

연쇄살인범 존 도우는 우발적이거나 정신병적인 살인이 아니라 철저히 계획되고 자신만의 논리와 철학을 가지고 살인을 한다. 다시 말해 평범한 소시민을 대신해서 일곱 가지 죄악을 저지른 사람들을 살인하고 자기 스스로도 희생양을 삼음으로써 병든 세상에 일종의 교훈을 주고자 하는 인물이다.

또한 경찰의 추적이 가까워오자 본인의 계획을 수정해서라도 끝내 일곱 가지의 살인을 완성하는 치밀함을 보이기도 한다.
그리고 단테의 신곡, 일곱 가지 죄악 등이 끊임없이 영화 내의 인물과 사건에 영향을 끼친다. 그리고 결국에는 마지막의 파격적인, 또는 교훈적인, 또 누군가에는 자기 파괴적일 수도 있는 결말로 인해 영화 '세븐'은 단순한 범죄물이기 보다 일종의 묵시록에 가깝다고 생각된다.
여하튼 영화 속에서 진행되는 끔찍하면서도 완벽하게 끝을 맞이하는 연쇄살인의 여정은 관객들에게 긴 여운과 깊은 인상을 주었던 것 같다.

"헤밍웨이가 말하길, 세상은 멋진 곳이고 싸워서 지킬만한 가치가 있다. 그 문장의 뒷부분에 전적으로 동감한다." - 영화 '세븐' 에서 

 


김낙훈 편집국장  dnhk0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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