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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개혁, 더 세밀하게 준비하자.검사장 직선제 고민해볼 필요
  • 윤석규 전 청와대행정관
  • 승인 2019.11.07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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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파괴에 대한 초기 문제의식은 생태학에서 나왔다. 생물학자 레이첼 카슨은 <침묵의 봄>에서 살충제인 DDT 사용이 먹이사슬을 통해 새들을 몰살시켜, 마침내 새들이 울지 않는 봄, '침묵의 봄'을 가져왔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생태계는 이처럼 하나의 작은 변화가 나비효과가 되어 커다란 충격으로 전화되는 민감한 세계다.

정책의 세계도 생태계와 비슷하다. 새로운 정책 하나가 예기치 않은 다른 큰 충격으로 되돌아오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선의로 집창촌을 없앴는데 풍선효과에 의해 다른 장소, 다른 형태로 성매매가 확산되었다. 공정성을 감안해 정시를 확대한다고 하자마자 대치동 아파트 호가가 2억이 올랐다.

검찰개혁의 방안으로 공수처를 설치하면 일단 긍정적 효과가 있을 것이다. DDT를 뿌려 병충해가 줄듯이. 그런데 공수처가 어떤 나비효과를 일으켜 커다란 후폭풍을 몰고 올지 아무도 모른다. 검찰개혁 방안으로 경찰에 수사종결권을 주자고 하는데 그럼 경찰은 믿을 수 있을까? 우린 이미 5공 때 괴물경찰을 경험한 바 있다.

자칫 이 논리가 앨버트 허시먼이 말한 <반동의 수사 : 역효과 명제, 무용명제, 위험명제 The Rhetoric of Reaction : Perversity, Futility, Jeopardy>를 떠올릴지 모른다. 전혀 다르다. 새로운 정책이 그런 반동 수사의 제물이 되지 않도록 치밀하게 준비하고, 섬세하게 추진해야 한다는 말이다. (반동의 제물이 된 최저임금 논쟁, 52시간 논쟁이 대표적 사례다.)

단기간에, 임기중에 성과를 내야 한다는 강박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니라면 지금 공수처 설치를 포함한 검찰개혁은 그 방안과 추진 방식 모두 졸속이다. 아마추어인 내가 봐도 그렇다. 검경 수사권도 검찰과 경찰의 관계 만으로 접근할 일이 아니다. 가장 중요한 국민이 빠졌다. 검찰 힘을 빼 인권침해를 막겠다고 하는데, 경찰에 의한 인권침해는 어쩔 것인가? 보통 국민은 이 문제가 훨씬 심각하다. 또한 범죄와 부패로부터 국민을 보호하는 문제는 어쩔 것인가?

검사장 직선제는 왜 검토하지 않는지 의문이다. 법무부 산하에 미국 FBI 같은 기관을 두는 것은 검토해 봤는지 묻고 싶다. 공수처의 기능도 하면서 (다만 기소권은 없다), 조직폭력, 금융범죄 등 소위 화이트칼라 범죄 등도 수사하고, 자연스럽게 경찰도 견제할 수 있다. 사실 도긴개긴 경찰은 자치경찰로 전부 돌리고. 아마추어의 어설픈 제안을 그대로 하자는 것이 아니다. 여러 대안을 가지고 충분히 토론하고, 공론으로 만드는 과정을 충분히 밟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는 것이다. 방안이 치밀하지 않고, 추진 방식도 섬세하지 않다는 말이다.

 

윤석규 전 청와대행정관  webmaster@dasanjourn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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