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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특이한 병원
  • 심춘보 선임기자
  • 승인 2019.11.10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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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다 보니 병원을 다니는 게 화장실 가는 것처럼 일상화가 되어 간다.

간단한 질병이나 상처는 보통 동네 병원들을 찾는다.

내가 거주하는 미아사거리 전철역 부근에는 유별나게 병원들이 많아 경쟁시대에 돌입했음을 실감한다. 그 많은 병원들인데도 갈 때마다 환자들로 북적거린다.

얼마 전 개원한 정형외과는 다른 병원과 분위기가 달랐다.

보통 질료실에 들어가면 의사는 컴퓨터 모니터 앞에 앉아있고 그 옆에 환자가 앉아 문진한다.

보이지 않는 권력, 즉 힘이 작용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 병원은 의사가 앉는 의자가 없다. 서서 진료를 한다.(물론 환자가 앉는 의자가 마련되어 있다.)

원장 선생이 연부역강해서가 아니라 빨리 움직이기 위해 의자에 앉지 않는다고 한다. 작은 공간에서의 권위가 사라진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급한 대로 병원도 경쟁시대이다 보니 친절은 어떤 서비스업종 못지않게 극진하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주사 맞으러 가실께요, “이쪽으로 오실께요” 등등 말끝마다 존칭이 넘쳐난다.

이 병원 역시 부담스러울 정도로 친절하다.

새로 개업한 병원이라서 그런지 일반 병원과 다른 컨셉으로 병원이라고 하기보다 차라리 카페 같은 분위를 연출했다. 물리치료실에 돌침대를 갖추는 세심한 배려까지 했다. 병원을 찾는 두려움과 무서움 같은 마음이 사라질 정도다.

어느 정신과 전문의가 말하기를 가장 훌륭한 의사는 환자의 입장이 되는 것이라고 했다.

세상사 모든 일이 역지사지의 입장을 취한다면 갈등이 사라지고 불편이 해소된다.

의사가 환자의 입장으로 환자를 바라볼 때 하다못해 주사조차도 아프지 않게 놓아줄 것이다.

병원에 대한 평가는 환자들의 입을 통해 급속하게 번진다. 어느 병원은 멀쩡한 대도 수술을 하자고 하는가 하면 멀쩡한 치아를 뽑아내자고 하는 병원도 있다. 의료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고가의 주사를 억지로 맞으라 하기도 하고 쓸데없는 검사를 권유하기도 한다. 경험칙이다. 어떤 처방이 환자에게 유리한지 담당 의사가 판단해서 하겠지만 환자의 입장이 아닌 영리를 추구하는 장사치의 입장을 고집하는 병원은 살아남지 못한다. 차고 넘치는 게 병원이기 때문이다. 내가 다니던 병원을 멀리하고 새로운 병원을 찾은 이유다.

이 병원에 대한 내 주관적 판단 보다 다녀오는 환자들의 평가가 곧 내려질 것으로 보이나 혹평이 아닌 호평이 주류를 이룰 것으로 확신한다.

 

심춘보 선임기자  webmaster@dasanjourn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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