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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식의 정치학 - 황교안 대표의 단식을 보며...
  • 김낙훈 편집국장
  • 승인 2019.11.21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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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의 뜬금없는 단식으로 정치권은 물론이고 세간에도 설왕설래가 한창이다.

 그런데 단식에는 목숨을 거는 비장한 단식이 있는 반면에, 떼쓰며 밥 먹지 않는 아이처럼 세상의 비웃움을 사는 단식도 있다.

 먼저 정치적 저항운동으로서 목숨을 거는 단식, 그것은 자신이 단식으로 내건 요구사항이 관철되지 않는다면 죽겠다는 극단의 정치적 의사표시이다. 그리고 정치적 저항으로서의 단식은 극한상황에 처해 있을 때 나타난다.
 영국의 식민지배에 저항하기 위해 18회나 단식투쟁을 한 인도의 마하트마 간디, 1981년 북아일랜드 독립을 주장하며 옥중에서 66일간 단식을 하다 숨진 북아일랜드공화군(IRA)의 보비 샌즈 등이 있다.
 국내에서는 1983년 전두환 군사독재 정권 시절에 민주화를 주장하며 단식을 감행한 김영삼 전 대통령, 1990년 3당 합당으로 인한 보수대연합 내각제개헌 의도를 막아내고 지방자치제를 실현하기 위한  김대중 전 대통령의 단식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폭압적인 외세나 부당한 정치권력에 저항하기 위한 투쟁으로 단식을 선택했고, 죽음으로 저항 의사를 표현했다.
 

 반면에 어린아이 떼쓰는 것 같은 단식은 여론의 비웃음과 조롱의 대상이 된다.
 무소속 이정현 의원은 새누리당 대표 시절인 2016년 9월 국회의장 사퇴를 요구하는 단식 쇼를 벌이다 국민적 비난을 받고 7일 만에 중단했다. 그런데 나중에 나온 말이지만 당시의 단식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의 관심을 덮기 위한 의도였다고 하니 정말 어이가 없다.
 그리고 대표적으로 비난받았던 단식들은 한국기독교총연합회 회장인 정치꾼 전광훈 목사의 청와대 앞 릴레이 단식기도, 웰빙단식 등의 비판으로 슬쩍 접은 자유한국당의 조해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 임명 반대 릴레이 단식 등 이다.

 단식은 배부른 강자들이 할 이유가 없다고 한다. 힘도 없고 가진 것도 없는 사회적 약자들의 마지막 수단이기 때문이다. 사실 우리나라 군사독재 정권 시절 단식을 했던 민주화운동 인사들은 더 이상 호소할 방법을 현실에서 찾지 못했기 때문에 정말 죽을지도 모르는 단식을 택했다.

 그런데 11월 20일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느닷없이 문재인 정부의 총체적 국정 실패에 대한 책임과 국정 대전환을 촉구하기 위해 단식에 들어 간다고 선언하였다.
 이번 뜬금없는 황교안 대표의 단식은 국회 본회의 부의가 2주일 앞으로 다가온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안 등 검찰개혁 법안과 연동형 비례대표제로의 선거법 개정안 등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오른 법안을 여권이 강행 처리하려는 데 대한 항의 차원이라고 한다.
 또한 오는 22일 종료되는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연장을 수용할 것과 소득주도성장 폐기를 비롯해 국정 대전환을 촉구하기 위한 것도 있다고 한다. 그리고 황교안 대표는 이러한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무기한 단식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한다.

 그러나 당 내 안팎은 물론이고 정치권 전반의 시각은 매우 비판적이다.
 제1야당 대표가 툭하면 우는 아이처럼 이런 장외투쟁나 일삼으면 국민들의 지지를 절대 받을 수 없고, 대표로서 당내 리더십의 위기를 뜬금없는 단식으로 극복하려는 꼼수는 일반 국민들 마저도 다 알고 있다. 이제 우리나라 국민이 대한민국 제1야당을 이끄는 황교안 대표에게 바라는 정치는 단식과 같은 장외투쟁이 아니라 야당의 가장 강력한 투쟁장소인 국회를 정상화하여, 문재인 정부의 실정을 비판할 것은 비판하고 협력할 것은 협력하며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하튼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여론으로부터 조롱을 받고 있는 지금의 단식은 즉각 중단하고, 자신과 당이 회복하기 힘든 수렁의 길로 들어가지 않게 좀 더 넓고 길게 숙고하고 올바른 처신을 하기 바란다.

 


김낙훈 편집국장  dnhk0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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