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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거나 말거나 박물지(博物志)
  • 박철민 작가.칼럼니스트
  • 승인 2019.12.02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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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은 논리적 창의성을, 예술은 미적 창의성을 창조합니다. 철학은 가로로 펼쳐지는 공간에 대한 현상을, 역사는 세로로 나열되는 시간에 대한 현상을, 문학은 가로와 세로를 아우르는 공간과 시간을 통합하는 인문 과학입니다.

여기 개발이라는 이름의 '도그마'가 있습니다. 모두가 옳다고 말할 때 자신만이 아니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우리는 두 가지 중 하나라고 말하겠지요. 용기 있는 사람 혹은 조직의 질서를 유린蹂躪하는 배반자라고.

서울시장 시절 청계천과 버스 중앙차선제를 밀어붙여 성공하여 정착시켰다는 공로(?)로 “도대체 다스는 누구 겁니까?” “BBK를 아세요. 몰라.”에도 불구하고 “경제만은? 성공한 경영인이니!”라는 이유로 대통령이 되어서는, 4대강과 경인아라뱃길(경인운하) 같은 토목사업으로 떼돈 벌고(추측일 뿐입니다만?), 당당히 역사적으로 평가받겠다는 분도 바로 얼마 전까지 계셨던 나라입니다.

매슬로의 5대 욕구 중 '인정을 받으려는 욕구' 단계를 지난 사람은 최종의 단계 즉, '자아실현을 위한 욕구'로 나아가기를 원할 겁니다. '상승형'의 인간이 지배하는 사회입니다. 2대 8의 법칙이나 상위 5%가 지배하는 사회, 소수의 정치경제 엘리트가 대다수의 피지배 계급을 끌고 가거나 먹여 살리거나 피를 빨아가는 사회라는 말입니다.

매슬로가 얘기한 자아실현의 욕구는 물론 긍정적인 말이지만 거꾸로 생각하면 거기까지 이르는 사람은 매우 부족한 것이 사실이므로 위험합니다. 내가 무언가를 이루려고 하는 노력은 정당하고 가상한 이상이고 인간 사회의 당연한 법칙이고 긍정이지만, 다시 돌아보면 내가 무언가가 되기 위해서는 그 무언가를 이루지 못하는 대다수의 희생 아래에 성립되는 '이상'이기 때문에, 부정적인 요소도 내포하는 것이지요.

세상 어떤 일이든 그 속에는 포지티브와 네거티브가 공존합니다. 정치인들에게는 표가, 대권 주자들에게는 큰 밑그림을 차용한 명예가, 그리고 대다수의 국민들 마음속에는 다른 어떤 것도 아닌 '돈', 바로 Money의 문제가 있을 겁니다. 사실 돈만큼 좋은 것이 세상에 어디 있답니까. 공직자가 되면 부정에 눈 돌리지 말라고 살 만큼 대우해 주지만 부정한 사람들 계속 나오지요. 월급은 고스란히 집으로 배달하고 판공비 등으로 연명하며. 돈 싫은 자 어디 있답니까?

내 집 앞에 뭔가 지저분한 것이 생기면 안 되는 '님비'도, 고급아파트단지와 임대아파트 단지 간의 알력도, 강남과 강북의 집값 차이도, 우리나라 강성 노조들의 문제도, 야당이 권력을 잡아 굳이 여당이 되려는 노력도, 자식들 좋은 대학 보내려는 극성 주부들의 마음도 결국은 다 '돈' 바로 그것 때문입니다.

지난 정부들의 정책이 잘한 짓이었든 못한 짓이었든, 지금 야당에서 얘기하는 이 정부가 개발독재 시절보다 더한 독재 정부로의 회귀를 선언하든 안 하든, 지금 세상에 백주대로에서 대통령 욕한다고 해서 잡혀가 죽지는 않으니, 뭐 그리 대단한 회귀는 아니지요.

공수처가 나이 든 유덕화와 견자단이 출연한 “추룡”이라는 홍콩영화에서 나오는 염정공서廉政公署(부패혐의자 영장 없이 체포 48시간 감금 허용)라는 무소불위의 기관을 닮든, 검경수사권 조정으로 살만한 사회를 만들든 말든, 세상에 그리 나설 이유 없는 소인들이야 그저 그렇지요. 가진 것이 없으니 죄지을 일도 별로 없어요.

법에 기록되어 있듯이 내란과 외환만 아니면 재임 중에 축출될 리 없는 대통령이지만 故 노무현 대통령의 경우처럼 국회에서 탄핵 되고 박근혜 대통령처럼 헌재에서 파면되는 경우도 있으니, 아무리 제왕적 대통령 제도 아래의 한국이라고 해서 다 대통령 뜻대로 되는 것은 아닌 거랍니다. 그럼요.

허나 한 나라 정치의 최고 권력자이자 큰 지도자에게는 무언가 보통사람들과는 다른 생각이 있긴 있겠지요. 아무나 대통령 합니까. 자고로 큰 지도자와 큰 부자(巨商)은 하늘이 내린다고 했어요. 그러니 대통령이 탄생하면 그 아래에서 기생(?)하며 연명하는 자들은 이구동성으로 “무슨 무슨 정부의 성공을 위해 뼈를 도려내는 고통도 불사하며 분골쇄신하겠나이다.” 이러는 거 아니겠습니까.

우리 속담에 가장 재미있는 구경이 '불구경과 싸움 구경'이지요. 특히 정치하는 사람들이 벌이는 치졸(?)한 싸움 구경은 한결 더 재미있습니다. 날씨는 서서히 추워가고 이래저래 서민들은 ‘죽자! 또 죽자!’ 하는데 정치 지도자들은 민식이 법, 해인이 법, 하준이 법 당사자들의 눈물 콧물 하소연 외면하고 쌈박질만 하고 있으니, 이거 나라 꼴 정말 잘 돌아갑니다.

그러나 아무리 추워도 봄은 올 것이고 그러면 겨우내 눈이 내려도 언젠가는 자연히 녹겠지요. 그렇게 봄눈 녹듯 작금의 정치 현안도 풀어지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근본적인 원인, 즉 '돈' 문제가 욕망의 언덕에서 내려올 줄 모르는 자들의 뇌리에서 떠나지 않는 한, 작금의 갈등은 계속되겠지요. 참으로 답답합니다.

그러니 '합법적으로 국민을 갈취하는 정상 기구'인 정부의 정책이 옳든 그르든 우리들 모두의 앙금이 해소되는 일도 요원할 것입니다. 세상 사람들을 드라마 ‘상도商道’에서처럼 “利”씨와 “害”씨로만 바라봐서는 안 되지요. 우주의 티끌만도 못한 지구에 사는 인간이 뭐 그리 잘났다고 서로가 서로에게 겨눈 총구를 거둬들이지 못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켈리포니아 대학교 지리 교수라는 제레드 다이아몬드님의 저서 <총균쇠>처럼 문명을 발달시킬 운명을 타고난 것도 아닐 텐데 말입니다. 그러거나 말거나 <박물지博物志>

 

 

 

박철민 작가.칼럼니스트  webmaster@dasanjourn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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