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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 중립국으로...중립국 어젠다, 가장 실용적인 가치...한반도 평화뿐 아니라 우리 사회의 이념전쟁 종식의 길
  • 심춘보 논설위원
  • 승인 2019.12.06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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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는 끊임없이 발전을 거듭해 나가고 있다. 자고 나면 새로운 세상이 펼쳐진다. 달에서 토끼가 방아를 찧고 있는 줄만 알았다. 누구도 상상할 수 없었던 달나라를 방문해서 직접 확인해 보니 토끼는 없었다.

인간의 수명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질병을 정복했기 때문이다. 아직은 일부 난공불락의 질병 앞에 많은 사람들이 쓰러지고 있지만 그것조차도 곧 정복될 것이다.  콜럼버스는 죽음을 무릅쓰고 항해에 나섰다. 그리고 신대륙을 발견했다.

인류의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아무도 모른다. 

오늘날 우리가 문명의 혜택을 받고 풍요로운 삶을 사는 것 모두는 물음표(?)에서 시작되었다.

가보지 않는 길은 언제나 고난의 연속이고 걱정이고 두렵다. 그러나 두렵다고, 걱정만 해서는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 인류가 물음표가 아닌 마침표에 안주했다면 오늘날 인류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인간이 위대한 것은 도전을 하기 때문이다. 지구가 우주에서 사라질 때까지 인류의 물음표는 역동적일 것이다.

한반도는 지정학적으로 열강의 틈바구니에 끼어 있다.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나라가 둘로 갈라져 대치상태다.

북한은 이미 핵보유국이 되었다. 미국과 중국은 동북아 패권 다툼이 치열하다. 패권을 재건하려는 러시아도 한반도를 조준하고 있고 과거의 패권을 갈급하는 일본도 있다.

한눈파는 사이 언제 어떤 나라에 먹힐지 모르는 숨 막히는 상황이다.

미국과는 흔히 말하는 혈맹이다. 그러나 미국은 굳건한 한미 동맹을 빌미로 자국의 이익을 챙기느라 우리를 수시로 압박해오고 있다.  뒷집 개 이름도 아닌 '6조 원'이라는 방위비를 내놓으라고 협박하고 있는 중이다.

2030년이면 미국을 제치고 G1강국이 된다는 중국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 어느 한 쪽을 편애할 수 없는 상황이다. 우리가 중국과 가까워지는 것 같으면 미국은 뱁새눈을 뜨고 본다.  그렇다 보니 우리의 문제(남북) 즉, 우리가 주인인데도 주인 노릇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사드배치 문제가 단적인 예다.

이념 전쟁으로 날 새는 줄 모르는 우리 사회

이런 상황에서 우리 내부는 수 십 년간 이념전쟁 중이다. 진보와 보수는 극한 대립으로 치닫고 있다. 사생결단 식이다. 양극단의 싸움을 보면 나라가 거덜 나지 않은 게 천만다행인 지경이다.

안보를 정략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통일방식에서도 현격한 차이가 있다.

보수는 전쟁을 통해서 북한 붕괴를 통한 흡수통일, 진보는 공존과 교류를 통한 평화통일을 주장하고 있다. 북한은 연방제를 고집하고 있다. 사실상 실현 불가능한 방안이다.

북한의 체제는 안정되었다. 급작스럽게 김정은 체제가 무너지는 것은 그가 급사를 하기 전에는 기대할 수 없다. 설령 김정은이 급사를 한다 하더라도 붕괴될 것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다. 중국이 강 건너 불구경만 하고 있지 않을 것이라는 것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북한이 주장하는 연방제는 우리 사회가 인정하지 못한다.

우리는 안전한 나라를 후손에게 물려줄 책무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가 정착되어야 한다.

하지만 이대로라면 우리의 바람대로 항구적 평화가 이루어지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왜 중립국이어야 하는가?

다른 대안을 모색해볼 이유다.  그 대안이 중립국이다.

물론 쉽지 않은 복잡다난하고 지난한 길이다. 당장 현실화 시킬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내부적으로는 국민의 합의가 절대적으로 필요하고 외적으로는 국제사회가 국제법에 따라 인정해야 가능한 일이다.  우리가 선언한다고 해서 “그래 너희 중립국 해라.” 하며 국제사회가 오불관언하는 게 아니다. 국제법상 권리와 의무가 수반된다. 또한 중립국으로 가기 위해서는 우리에게 힘이 있어야 한다.

북한이 1987년 중립국을 제안한 적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북한은 연방제 통일 이후 중립국을 창설하자는 주장인데 우리 사회가 동의하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

하여 남과 북 따로 중립국을 선포하자는 것이다. 북한을 영원히 신뢰할 수 없는 상황에서 우리만 중립국이 된다는 것은 실효성이 떨어진다. 양국이 중립국의 지위를 확보한 다음 교류 확대 등을 통해 완전한 통일 국가를 만드는 길로 가자는 것이다.

물론 패권 다툼에 열중하고 있는 강대국들이 쉽게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옳은 방향이라면 시간을 두고 협력을 이끌어내는 노력은 아깝지 않을 것이다. 미국에 경도된 한반도의 통일을 원치 않는 중국은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미국이 문제다. 그러나 미국을 설득할 대안도 제시되고 있다. 정지웅 ‘통일미래사회연구소장’은 “소규모 평화유지군으로서의 주한미군 주둔을 허용하고 자유시장경제를 바탕으로 하는 한반도 완충지대화가 미국과 멀어지는 것이 아니라고 설득해보자.”라고 주장을 내놓기도 했다.

김정철과 김정은을 러시아나 중국이 아닌 중립국 스위스에 유학을 보낸 의도가 있을 것.

중립국으로 가기 위해 필수적인 것은 국방을 튼튼히 갖추는 일이다. 누구도 넘볼 수 없는 강력한 힘을 가져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중립국의 지위를 얻었음에도 노르웨이, 덴마크, 폴란드, 벨기에가 독일에 의해 짓밟힌 것은 힘이 없었기 때문이다.

중립국이 실현된다면 북한 핵문제도, 우리 내부의 이념 전쟁도 종식이 가능하다는 단견이다.  북한이 지속적으로 핵실험을 하는 근본적 이유는 체제 보장이다. 그들도 체제 보장의 안전판만 마련된다면 마다하지 않을 수도 있다. 더욱이 김정은은 스위스에서 유학을 했다. 대표적 중립국인 스위스가 번영을 구가하는 장면을 직접 피부로 느꼈을 것이다. 중립국에 대한 매력을 체험했을 김정은이기에 대화의 여지는 충분히 열려있다.  아버지 김정일이 김정철과 김정은을 러시아나 중국이 아닌 중립국 스위스에 유학을 보낸 이유가 분명 있을 것이다.

영세중립국의 지위를 갖고 있는 나라는 스위스, 오스트리아 그리고 아시아권에서는 라오스가 있다. 그중 스위스는 중립국의 역사가 오래되었고 성공한 사례다. 스위스 국민은 전쟁이 나면 죽기 살기로 싸운다는 결기를 세계에 알렸고 독창적인 방위태세를 갖추었다. 시쳇말로 먹잘 것 없는 나라라고 탐탁지 않게 생각했다는 설도 있으나 스위스의 방어태세를 안 히틀러는 스위스 침공을 포기했다.

스위스가 중립국을 고수하고 있는 이유는 내부적 이유에서 시작되었다. 스위스는 3개 민족, 4개 언어를 사용하고, 심지어 군대 구호조차 2개 언어를 사용한다고 한다. 유사시 3개 민족이 분열한다면 스위스는 와해되고 만다. 그런 내부적 취약성을 중립국으로 보완해 가고 있는 것이다. 내부적 요인에서 시작되었다는 점에서 우리의 상황과 비슷하다.

우리의 군사력이나 북한의 군사력이 스위스보다 우월하다. 물론 독자적으로 중국이나 미국과 전쟁을 할 만한 힘은 아니지만, 과거 독수리와 같았던 일본과 달리 파리 신세였던 대한제국 때와는 다르다. 세계 8위의 군사력을 가졌다. 

중립국으로 가자는 주장이 황교안의 단식처럼 뜬금없는 것이 아니다. 역사적으로 보면 조선말 유길준과 조선 주재 독일 부영사가 주장을 했었고,  4.19직후 그리고 김대중 전 대통령도 구상한 바다. 박정희 정권 시절 중립국을 주장하다 공산주의로 몰려 치도곤을 당한 역사도 있다.

과거 미국의 브레진스키 교수 등이 한반도의 중립을 주장한 사례도 있고, 우리 사회 학자들 사이에서도 오래전부터 활발하게 논의가 진행 중인 의제다.

조선말 고종이 중립국을 선포한 적이 있다.

구한말 청나라, 일본, 러시아의 틈바구니에서 맥을 못 추던 고종은 고육책으로 중립국을 선포하여 국제사회(유럽)의 인정까지 받았었다. 그러나 ‘조미조약’을 철석같이 믿는 우매함과 일본에 의해 유린되었다. 원인은 대한제국이 힘이 없었기 때문이다. 역사에 가정이라는 것은 무의미한 것이라 하지만 만약 당시에 중립국의 지위가 확보 유지되었더라면 일본의 침략을 받지 않았을 것이다. 중립국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다.

중립국의 지위를 확보하는 것은 외교적 중립을 지키는 것과는 현격하게 다르다고 본다. 힘없는 나라는 힘 있는 나라와 결탁(동맹)해야 한다는 것은 원칙적이나 우리의 처지는 다르다. 우리는 미국과 중국이라는 세계 최강국의 틈바구니에 끼여 있다. 어느 한쪽과만 결탁할 수 없다. 시쳇말로 둘 다 센 놈들이다.

뿐만 아니라 광해군이 취했던 중립외교와도 다르다. 그때그때마다 중립적 위치를 고수하는 게 아니라 영구적 중립국가로 가자는 것이다.

부연하자면 중립국의 지위를 확보하는 문제와 중립적 외교를 펼치는 문제는 다르다. 중립외교로 실리를 챙길 수는 있을지 몰라도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이끌어내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강대국의 실리에 따라 우리는 언제든지 이용당할 수 있고 무엇보다 북한이라는 나라가 건재하기 때문이다.

중립국이 고립을 자초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부정적 시각도 있다. 그러나 지금 우리 경제는 세계 10위권이다. 우리가 고립되지 않을 이유다.

가보지 않은 길이라 두려워한다면 이 나라의 장래는 불투명할 것이다. 대단히 복잡하고 지난한 일이지만 진지한 논의를 해볼 필요가 충분하다.

요컨대 중립국의 지위만 확보된다면 한반도는 항구적 평화 정착으로 번영을 구가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폐기 불가능한 북한의 핵을 무용지물로 만드는 길이기도 하다.

◆이제 이념 전쟁에 종지부를 찍어야 할 때

중립국으로 가는길에 가장 큰 걸림돌은 우리 사회의 이념 대립이다. 그렇다고 포기할 수는 없다.  진지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제 지긋지긋한 이념 논쟁에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

진보, 보수라는 이념에 경도되지 않은 실용주의 가치인 중립국을 화두로 내세우는 정당의 태동이 필요한 때다. 비록 당장은 관심받지 못하더라도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제시라는 측면에서 볼 때 정당이 추구해야 할 핵심가치다. 그럼에도 기존 정당은 진부한 이념에 함몰되어 있을 뿐이다.

소설 속 주인공  이명훈은 ( 광장-최인훈 저) 왜 중립국을 선택했을까?

 

 

 

 

심춘보 논설위원  a2575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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