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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총리 지명,, 삼권분립 파괴인가, 협업인가?... 그러나 진짜 숨은 뜻은 따로 있다.
  • 심춘보 논설위원
  • 승인 2019.12.18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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널리 인재를 구하자니 하겠다는 사람 없고, 맘에 드는 측근을 데려오려니 먼지가 너무 많이 나고...

문재인 정부의 인사 난맥이다.  

그렇다 보니 흠이 많아도 일만 잘하면 된다는 새로운 인사원칙을 세워 아무리 안 된다고 용을 써도 눈 하나 끔쩍 않고 밀어붙여왔다. 다행히도 많은 사람들의 우려와 같이 나라를 완전히는 말아먹지 않고 용케도 잘(?) 보존해 오고 있으니 복 많은 국가이고 국민이다.

최장수 이낙연 총리 후임으로 애당초 김진표 의원이 거론되었다. 시쳇말로 김진표의 후다를 까보기도 전에 민주노총 등 시민사회가 격렬하게 반대를 하는 통에 김진표 스스로가 포기했고, 청와대도 언제 그랬냐는 식으로 시치미를 떼는 것으로 일단락되었다.

이낙연 후임 카드는 다소 생뚱스럽다. 국가서열 2위였던 전임 국회의장을 총리로 내정하는 파격적인지 파괴적인지 인사를 단행한다.

긍정적으로 말하자면 파격이고 부정적으로 말하자면 파괴다. 

3권 분립의 근간을 흔든 인사라는 비판도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런 비판은 파괴다. 반면에 국가를 위해서는 검은 고양이, 흰 고양이를 따질 이유가 없다고 보면 파격적일 수도 있다.

문재인 정부는 인사 배경의 설명에 약방의 감초처럼 따라다니는 레토릭이 있다.

‘적임자’

여태 수십 명의 내각을 발표하면서 적임자가 아닌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어떤 이는 과분하게도 ‘최적임자’라는 평가까지 받았다.

최근 ‘최적임자’ 법무장관은 매미가 누리는 천수 정도를 버티다가 야인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그 후임으로 ‘적임자’가 등장했다.  

대통령이 직접 발표한 정세균 총리 지명자 역시 ‘경제’와 ‘협치’의 적임자라는 설명이 있었다.

그러면서 입법부 수장을 총리로 모셔오는 것에 대한 우려도 의식했다고 했다. 고심한 척하시었다.

정세균 의원이 실물경제를 알고 오랜 의정활동을 통해 쌓아온 경륜, 그리고 온화한 인품을 바탕으로 야당과의 협치가 가능하다는 것 정도는 이해할 수 있다. 굳이 둘 중 하나를 고르라면 여러 논란을 일으킨 김진표보다 정세균을 선택하는데 주저함이 없을 것이다. 여기까지는 정세균이 입법부 수장 출신이 아니라면 환영받을 인사가 될 수도 있다.

문제는 정세균 의원이 입법부 수장이었다는 점이다. 반대하는 측의 유일한 부적절 사유다.

자유당은 삼권분립을 파괴했다며, 심지어 김재원 의원 같은 경우는 자유당 의원들이 대체로 즐겨 인용하는 일본어를 동원해 ‘시다바리’라고 비아냥거리기까지 했다.

자유당은 또 “행정부를 견제하는 입법부의 수장을 역임한 사람을 대통령 밑 총리로 만든 것은 헌법, 민주에 대한 개념상실이고 부끄러움을 모르는 처사”라는 논평을 내기도 했다.

대통령은 파괴가 아닌 협업 차원에서 정세균 전 의장을 스카우트(?) 했을 것으로 인정해주고 싶다. 단순하게만 보자면...

반대하는 논리도 지나치지 않다. 아무리 사람이 없어도 그렇지 어찌 전임 입법부 수장을 행정부로 데려갈 생각을 했는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미증유의 일이다.

반대하는 논리 편에서 본다면 부른 사람이나 부른다고 속없이 가는 사람이다 별반 다를 게 없다.

필자는 파괴, 협업 두 대립에 대체로 동의하는 편이다. 형식이 내용을 지배한다고는 하지만 나라꼴을 보면 형식을 따질 때는 아니다. 등소평을 소환하지 않아도 어떤 색깔의 고양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쥐를 잡는 고양이면 된다. 지나친 상찬이라고 뱁새눈을 뜨고 째려볼 수도 있겠으나 외유내강 정세균이라면 쥐 씨를 말릴 수도 있다.

그러나 그렇다 하더라도 3년이 다 되도록 대통령 자신이 못한 일을 총리가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면 자신의 무능을 만천하에 드러낸 꼴이 되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물론 대통령은 여러 카드를 쓸 수 있다. 설령 "이 산이 아닌개벼" 하더라도...

막 시작한 드라마<스토브리그>를 잠깐 보자.

팀의 4번 타자이며 국가대표이고 구단의 프랜차이즈 스타를 트레이드하는 과정을 그렸다. 모두가 반대했다. 트레이드를 추진하는 단장은 해당 선수로부터 모욕을, 심지어 청부폭행까지 당했다. 그러나 그는 팀을 꼴찌에서 탈출시키기 위해 가장 큰 걸림돌인 4번 타자를 끝내 트레이드 시켜버린다. 이후 드라마는 아마 팀이 잘 돌아가는 것으로 전개될 것이다.

필자는 이번 인사를 다른 의자에 앉아 관조한다.

솔직히 총리가 어떤 권한이 있는가? 실물경제에 밝다고 중병에 걸린 우리 경제를 살린다는 보장도 없다. 야당과의 협치는 총리보다 여당 대표에게 무게가 쏠린다. 전임 이낙연 총리가 야당과 협치가 부족했던 것은 아니다. 대정부 질문에서 야당 의원들의 기를 죽인 것이 협치를 흔들었던 사례라면 할 말이 없지만...

부른 사람의 궁극적 이유가 따로 있다고 본다. 차기 구도.

이낙연은 전남 출신이고 정세균은 전북 출신이다. 현재까지 이낙연의 독주다. 견제할 필요가 있다. 호남에게 정권을 줄 수 없다는 영패 입장에서 보면 둘이 싸우도록 링을 만들어주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총선에서 호남표를 가져오기에 그만한 카드도 없다. 위장에 잘도 넘어가는 호남표가 아니었던가? 호남의 분열을 조장할 수도 있는데...

그렇다면 정세균 입장은 무엇인가?

정세균은 야망이 있다. 의장을 마치면 보통은 정계를 은퇴하는 게 관례다시피 했는데 그는 출마를 기정사실화했다.

하지만 중진 물갈이에 자신이 포함될 수도 있다. 100% 당선된다는 보장도 없다. 야망을 실현시키기 위해서는 소위 말하는 안전빵인 총리가 훨씬 낫다. 2미터를 못 넘던 선수가 한국 신기록을 세울 수 있는, 순식간에 비상할 절호의 기회가 아닌가? 일개 의원 신분보다는 총리가 여론의 주목을 더 받는다는 것은 천하가 아는 사실이다. 이낙연처럼...

결국 이 둘의 계산이 맞아떨어진 것이 정세균 카드의 본질이라고 본다.

그는 급부상할 것이다. 총리 인준이 순조롭게 이루어진다면...

그리고 종국에 호남은 시끄러워질 것이다.

 

 

 

 

 

 

심춘보 논설위원  a2575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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