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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 문제에 대한 마크롱과 에르도안의 입장
  • 한설 예비역준장. 순천대 초빙교수
  • 승인 2019.12.22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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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3일 마크롱과 트럼프가 나토 문제로 서로 의견을 달리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트럼프는 나토 국가들이 GDP의 2%이상을 방위비로 지출하라고 요구했다고 한다. 그리고 2.0%이상 지출한 국가의 정상과 만찬을 따로 했다고 한다. 마크롱이 트럼프에게 각을 세운 이유를 여러 가지로 분석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마크롱이 유럽은 유럽인이라는 드골의 생각에 입각한 것 같다는 평가다. 


미국이 나토 가입 국가들에게 방위비를 요구하는 것은 우리나라에 대해 방위비를 요구하는 것과 그 배경은 크게 다르지 않은 것이다.

트럼프가 지금처럼 우방국들에게 방위비를 요구하는 것은 아주 간단하다. 세계 패권국가로서의 지위는 유지하되 그 비용은 우방국에게 전가한다는 것이다. 미국의 입장에서 보면 가장 경제적인 제국의 유지 방법이다. 미국은 유럽에서 나토를 유지하면서 영향력을 그대로 확보하고 있는 것이다.

유럽이 앞으로 변화를 겪을 것이라는 관측을 가능하게 하는 요소는 많다. 먼저 영국이 EU에서 탈퇴했다. 영국의 EU 탈퇴가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가늠하기 어렵다. 영국이 EU에서 탈퇴한 이유는 여러 가지 일 것이다. 그러나 그 후과는 만만치 않다. 벌써 스코틀랜드가 독립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치고 있고 그 여파는 곧바로 아일랜드로 확산될 가능성이 많다. 만일 스코틀랜드가 독립을 하게 되면 영국은 과거의 영국과 작별할 것이다. 유럽의 한구석에서 고립된 영국은 정말 유럽의 병자가 될 확률이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국 국민들이 지금과 같은 경로를 택한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이번 보수당 정권은 총선에서 압승했다. 그것도 전통적인 노동당 지지 지역에서 승리했다. 영국 노동자들이 자신들의 정당인 노동당이 아닌 보수당을 지지한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다. 마치 트럼프가 러스트 벨트의 노동자 지역에서 지지를 받아 당선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유럽에서 벌어지고 있는 또 하나의 현상은 프랑스의 현상타파 움직임이다. 프랑스의 이런 태도는 지금 미국과 독일 중심의 유럽 체제에 대한 반기나 마찬가지다. NATO와 EU체제에서 가장 큰 이익을 본 국가는 미국과 독일이었다. 마크롱이 독자적인 정책을 추구하는 것은 2차세계대전 이후의 유럽 정치체제에 대한 반발이라고 보아야 한다. 특히 프랑스가 러시아와 가까워지고 있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프랑스의 나토에 대한 비난에 가장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는 국가가 터키라는 점은 아이러니하다. 터키는 최근 들어 미국보다 러시아와 관계를 강화해왔다. NATO 국가로 EU에 가입하지 못한 터키는 러시아가 흑해에서 지중해로 진출하지 못하는 역할을 해왔다.

그런 터키지만 최근 들어 미국과 관계는 악화일로였다. 터키는 미국이 쿠데타를 통해 에르도안 정권을 전복시키려고 했다고 주장했다. 지금까지의 정황을 보면 상당히 사실인 것으로 보인다. 물론 그 이유는 에르도안이 지금까지의 친서방 정책을 유지하기보다는 러시아와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려고 했기 때문이다.

에르도안이 지금까지 미국과의 관계만 생각한다면 당연히 마크롱의 NATO 비난에 동참하거나 찬성해야 했다. 에르도안은 심지어 핵무기 개발 의사를 슬그머니 비치기도 했다.

미국의 쿠데타 시도에 의해 권력을 상실할 뻔하기도 했던 에르도안이 마크롱의 NATO 에 대한 비난에 강력하게 대처하고 나온 것은 무슨 이유 때문일까? 아마도 에르도안은 유럽에서 NATO가 약화되면 러시아의 영향력이 지나치게 커져서 오히려 터키의 국익에 손해가 되기 때문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에르도안은 아주 영민하고 균형감각이 뛰어난 지도자다. 최근 미국이 터키에 대한 각종 압력을 가했다. 정치 경제 군사적이 전방위 압력을 가해서 에르도안 정권을 전복시키려 한 것이 미국이다. 그런데 에르도안은 마크롱의 NATO 비난 발언에 즉각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미국의 공적 1호 정도로 여겨졌던 터키가 제1의 원군이 된 것이다.

냉전 기간 동안 강력하게 통합되어 있던 유럽은 이제 서서히 분열의 길을 걷고 있는 것 같다. 유럽의 힘은 통합이 아니라 다양성에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EU와 NATO처럼 단일하게 통합된 유럽은 역동성을 상실한다는 것이다. 각각의 국가들이 서로 경쟁하면서 발전해 나가는 것이 유럽의 운명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지금의 유럽통합이 오히려 유럽의 역동성을 상실하게 했다고 보고 있다.

유럽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하나 분명한 것은 프랑스와 터키의 예에서 보듯이 무엇이 자국에게 중요한지를 끊임없이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영국처럼 국민 전체가 오히려 퇴행적인 선택을 할 수도 있다. 영국이 지금과 같은 상황에 내몰리게 된 것은 영국 지도자들의 능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결국 국가의 방향을 결정짓는 것은 국가지도자들의 역할이 중요한 듯하다. 마크롱과 에르도안은 같은 듯 다른 방향을 지향하고 있다. 무엇이 더 안전하고 잘 사는 삶을 보장할 수 있을까? 터키와 프랑스의 경우를 잘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한설 예비역준장. 순천대 초빙교수  webmaster@dasanjourn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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