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 2020.1.22 수 17:32
상단여백
HOME 이슈 정치
선거법 개정, 누가 승자인가?
  • 심춘보 주필
  • 승인 2019.12.24 17:19
  • 댓글 0

자유당을 뺀 소위 말하는 4+1 연대가 마침내 세계 역사상 유일무이한 준준연동형비례대표제에 합의했다. 마지막까지 협상의 고름과도 같았던 석패율제를 야 4당이 포기하면서 본 회의에 상정되는 절차를 기다리고 있다.(역시 대한민국 의원들은 머리가 좋다.)

자유당의 집단 난동(민주당 표현)이 끝나면 이춘재처럼 갑자기 심경의 변화를 일으키는 몇몇의 의원이 튀어나오지만 않는다면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통과가 되더라도 민심을 얻는 데는 실패했다. 오히려 자신들의 치부를 적나라하게 드러냈을 뿐이다. 국민은 다름 아닌 그들 특유의 밥그릇 싸움으로 보기 때문이다.

수십일 전, 지인 셋이 연동형비례대표제가 국회를 통과할 것인가를 두고 내기를 했다. 당시에는 225:75안을 두고 협상 중일 때다. 장담할 일은 아니었지만 225:75는 통과되기 어렵다는 게 정설이었다. 자신의 지역구가 사라질 판국에 찬성할 리 없기 때문이다.

야 4당도 통과를 장담할 수 없다는 현실을 직시한 나머지 비례대표는 50석으로, 그러다 다시 47석으로 원래의 의석대로 하자고 한 것이다. 47석 중에 전체가 아닌 30석만 연동형을 적용하기로 했으니 재린 것도 똥이라면 연동형비례대표제는 실현된 것으로 해석이 가능하다.(통과를 전제로)

그렇다 하더라도 당초 75석이 아닌 47석 중 30석만 연동형이 적용되는 것이기 때문에 통과되지 않을 것이라고 한 쪽에 건 지인이 졌다고 할 수 없다. 내기를 걸 당시의 상황과 다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제심판의 자격으로 볼 때 이번 내기는 둘 다 이겼고, 혹은 둘 다 틀렸다. 즉 무승부.

이번 선거제 개편의 승자는 필자의 지인들도, 단식을 감행했던 손학규, 이정미의 승리가 아닌 민주당의 승리다. (사실 30석 연동형 적용을 두고 승리라고 하는 것도 낯간지러운 소리다.)

민주당은 애초부터 선거법은 공수처법과 검경수사권조정에 필요한 옵션에 불과했다. 선거법을 무기로 야당의 공조를 얻어내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했던 것이다.

지역구가 줄어들지 않고 비례대표에서 약간의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민주당으로서는 수지맞는 장사였다.

어차피 몇 석 줄어든다고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180석 이상이 아니면 130석이나 110석이나 도긴개긴 피장파장이다. 국회선진화법이 시퍼렇게 살아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현재의 상황이라면 민주당이 과반을 얻는다는 보장도 없었던 형편이다. 워낙 개판을 쳤으니 양심이 꿈틀거리고 있다면 언감생심.

따라서 민주당은 두 가지 법안이 통과되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는 셈이 되기 때문에 일단의 승자가 되는 것이다.

손학규 이정미의 승리가 아닌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돌발 상황이 발생할 위기(?)에 직면해 있다.

자유당이 꺼내든 ‘비례한국당’당이 그것이다. ‘비례한국당’이라는 당명을 선점한 세력이 있기 때문에 실제 ‘비례한국당’이라는 당명을 사용할 수 있을지는 좀 더 두고 볼일이지만 대단한 꼼수가 발동되면 민주당도 대응을 할 수밖에 없는 형편, 즉 ‘비례민주당’이 탄생할 수도 있다.

물론 그렇게까지야 하겠는가만(하지만 그들은 염치없기로는 세계에서 따라올 자가 없으니 장담할 일은 아니다.) 만약 우려가 현실이 된다면 결과적으로 야 4당은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결과로 결국 목숨 걸고 들러리를 선 꼴이 되고 만다.

요컨대 민심을 얻는 자 천하를 얻는다고 했다. 이번 선거제 개편 과정에서 보여준 행태는 민심을 얻은 쪽은 아무도 없다.

결과적으로 진정한 승자가 없는 모두 패자일 뿐이다. 밥그릇 싸움으로 누더기가 된 선거제를 두고 국민에게 선택하라고 했으니 대단한 불경을 저지른 그들이기도 하다.

오늘이 크리스마스이브다.. 언제부터인가 크리스마스카드가 자취를 감추었다. 스마트폰에 오만가지 이모티콘이 있어 얼마든지 화려한 카드를 보낼 수 있기에...

시대에 역행하고 국민에게 불편만 초래하는 정당 역시 크리스마스카드처럼 사라질 때가 곧 도래할 것이다. 아니 그래야 한다. 꼼수가 수출만 가능하다면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할 필요가 없는 대한민국이다.

대중을 우매하다고 보는가? 우매하다고 여기는 이가 우매한 것이다.

 

심춘보 주필  a25750@naver.com

<저작권자 © 다산저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