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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질이 나쁘긴 하지만(?)
  • 심춘보 주필
  • 승인 2019.12.27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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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전 법무장관의 구속영장이 죄질이 나쁘다는 말을 남기고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원의 판단에 한쪽은 만세 삼창이고, 다른 한쪽은 식음을 전폐할 정도로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구속영장 기각 후 구치소를 빠져 나오고 있는 조국 전 장관

우병우가 기준이었다. 검찰이 조국 전 법무장관(이하 조국)에 대한 구속영창을 청구하면서 기준은 우병우였다. 그렇다면 검찰은 향후 2번 더 영장을 청구해야 기준이 실현될 수도 있다.

그러나 일단 법원은 검찰의 주장을 받아주지 않았다.

그렇다고 해서 청와대까지 나서서 검찰의 무리한 판단 운운할 일은 아니다. 청와대와 관련된 일이긴 하지만 청와대가 지나치게 나댄다는 비판을 받기에 충분하다. 청와대가 할 일이 그렇게도 없는가? 영장이 받아들여졌더라면 검찰과 본격적인 전쟁을 선포할 기세다. 자신이 임명한 검찰총장과 각을 세우는 게 국민들 눈에 어찌 비칠지 전혀 생각하지 않는 모양이다. 냉수 마시라는 충고를 할 수밖에...

조국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는 육법전서를 읽지 않았어도 직권남용죄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는 무리가 상당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병우의 경우처럼 직권남용이 국정농단의 배경이었다면 중대 범죄가 성립될 수도 있겠으나 통상적 업무 범위 경계를 넘나들 정도의 사안이 중대한 범죄가 되기는 자연스럽지 못했다.

도망을 쳐본들 숨을 곳도 없거니와, 검찰이 취득한 증거를 잊어버리지 않는 한 충분하다는 판단, 때문에 특별히 증거를 인멸할 염려 또한 크게 우려할 점이 아니었다고 봤다.

더욱이 전례를 비추어봤을 때, 굳이 영장전담판사가 인간적 감정이 풍부하지 않더라도 부부를 동시에 구속시키는 경우가 극히 드물었던 사례를 비추어 볼 때 구속영장 청구는 과했다.

검찰의 조급증, 혹은 죽일 때 확실히 죽여야 한다는 모택동의 집요한 전법이 아른거리는 대목이었다.

판사는 사건 기록을 받아보는 순간 주관적 판단은 거둔다. 순전히 기록에 의해 법리대로 판단할 뿐이다. 설령 법원 앞에서 수천 명이 낫과 곡괭이를 들고 난동을 부린다고 해서 주눅들 판사가 아니다. 적폐 판사 좋은 판사가 아니라 ‘법대로 판사’일 뿐이다.  기뻐 할 일도, 서운해 할 일도 없다.  누구의 승리도 아니고 누구의 패배로 규정짓는 행위는 소아병적 사고일 뿐이다. 다만 무리하게 영장을 남발(?)한 검찰의 뒤통수는 따갑게 되었다. 그럼에도 작금의 검찰을 보면 영장 재청구는 충분히 가능하다. 같은 사안을 두고 해석이 다르기 때문에 다른 판사는 어떤 결과를 내놓을지 예단할 수 없다.

요컨대 구속영장이 기각되었다고 해서 무죄로 끝나는 게 아니고, 조국의 행위가 정당화될 수는 없다는 점이다. 범죄가 소명 되었고 “죄질이 좋지 않다“라는 취지의 결정문(언론보도용에 적시)이 그것을 말해주고 있다.  구속을 면한 것은 아내가 구속되어 있는 '감안'의 재량권 일 뿐이다.

다만 정무적 판단을 판사가 어떻게 판단하는가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검찰도 죄질이 좋지 않다는 법원의 판단에 따라 굳이 또다시 무리한 재청구를 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

조국은 부부가 동시에 제한적 공간에서 국가의 신세(?)를 지는 위기를 일단 모면했다.

‘‘재러드 다이아몬드’가 쓴<대변동>에 심리학자들이 말한 개인의 위기를 해결하는데 12가지 예를 제시한다. 그중에 ‘책임 수용’과 ‘정직한 자기평가’ 그리고 ‘개인의 핵심가치가 무엇’인지를 말한다.

구속을 면했다고 해서 책임이 사라지지 않는다. 자신이 공무를 수행함에 있어 어떤 가치를 최고로 두었는지 정직한 자기평가가 있어야 할 것이다. 그것이 조국 자신의 진짜 위기를 헤쳐나가는 처방이라고 본다.

그럼에도 물구하고 착한 대중은 이럴 것이다.

“아내는 구속되고 남편만 빠져 나가네”라고.

물론 잠인들 제대로 자겠는가만...

 

 

 

 

심춘보 주필  a2575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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