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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가 돌변한다면...
  • 심춘보 주필
  • 승인 2019.12.31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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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부터 논의가 시작되었으니 자그마치 24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통과되는 순간은 불과 14분이었다. 선거법에 이어 4+1의 협잡을 다시 보여주었다.

대통령의 역사적 순간이라는 평가가 있지만 제1야당의 극렬한 반대 속에 통과된 법안이라서 반쪽짜리 법안이라는 오명을 남기게 되었으나 어떤 이는 눈물이 핑 돈다는 감회를 내놓기도 했다. 역시 그는 엄동설한에 영어의 몸이 된 가족보다 국가와 국민을 더 염려하는 모양이다. 진정한 애국자다.

어찌 됐건 검찰이 휘둘렀던 기소독점권이 65년 만에 과점으로 정리되었다.

공수처법에 반대했던 측은 한강에 갈 필요가, 의원직 사퇴로 공갈칠 필요도 없다. 대한민국에서 불가역적 제도가 어디 있겠는가? 정권을 잡고, 다수당이 되면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뜯어고치든 폐지해버리면 그만일 것이다. 개선주의적 사고를 가지면 된다.

공수처는 원인 없이 탄생한 것은 아니다. 고위공직자의 부패가 심각하다는 반증이기도 하지만 무소불위의 권한을 가진 검찰의 행적에서 비롯되었다. 제 식구 감싸기가 타의 추종을 불허한 만큼 원인만 놓고 보면 검찰은 딱히 반대할 명분이 없다. 다만 세부적 내용에서 문제가 있는 독소조항(?)은 지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공수처법이 가져올 여러 부작용에 대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법이 없어 고위공직자들을 처벌하지 못한 것이 아니라 검찰의 눈치 보기(권력의 편에서) 때문이라는 것은 삼척의 동자도 아는 사실이거늘 공수처라고 해서 검찰의 전철을 답습하지 않는다는 보장은 그 어디에도 없을 것이라는 점에서 필자는 절실함을 느끼지 못했다.

더욱이 공수처장은 야당 추천 몫도 있지만 결과적으로 대통령이 임명하는 자리다. 바꿔 말하면 대통령의 입맛에, 즉 정권의 입맛에 맞는 사람을 골라잡을 수 있다는 얘기다. 다시 말해서 공수처가 합법적인 대통령 홍위부대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대통령의 권력이 더욱 견고해진 것이다.

제도에는 허점이 있기 마련이다. 산삼에도 독성이 있듯 절대 선은 없다. 권력의 크기에 따라 그 허점은 치명적일 수 있기에 국민적 합의, 특히 정치권의 절대적 합의가 필수였음에도 생략해버렸다. 물론 애당초 보수 야당은 협의 자체를 거부했으니 핑곗거리는 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공수처법을 반대한 일부 소신(기권)까지 매국노로 몰아붙이는 행위는 전체주의를 부정하면서도 대한민국을 전체주의로 만들려는 이중적 행위다.

60%를 상회하는 국민이 찬성을 한다고 하지만 그 가운데는 공수처법의 진의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조국 전 장관을 수사한 검찰이 싫어, 검찰에 대한 보복적 차원에서 덮어놓고 찬성하는 부류도 있을 것이다.

그런 연유에서 공수처법에도 법의 진의와는 상관없이 진영논리에 따라 찬반이 갈렸다. 이른바 친문 세력에게 의 공수처법은 ‘윤석열 엿 먹이는 법’이라고 인식하는 경우가 허다한 것으로 보인다.

통과되자마자 sns는 윤석열을 비아냥거리는 글이 넘쳐나는 것이 그것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공수처법을 반대하는 세력의 명분을 간과할 일은 아니다. 전자에서 언급한 대로 친정부적 성향이 노골화된다면 더 이상 견제할 수 없는 막강한 칼을 가진 집단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우려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요컨대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경찰도 검사나 판사를 수사할 수 있게 되었고, 상설 특검법을 활용하면 될 일인데 굳이 또 다른 특권을 만들 필요가 있는가라는 반박은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다.

이제 공수처장을 어떤 인물로 임명하는가에 관심이 쏠린다. 공수처장이 어떤 인물인가에 따라 진의가 파악될 것이다. 말로는 여야가 공히 인정하는 인사를 임명한다고 하지만 여야가 공히 인정할 인사가 있을지 싶다. 야당이 추천하는 인사는 여당이 반대할 것이고, 여당이 추천하는 인사는 야당이 반대할 것은 불을 보듯 빤한 일이다. 결국 대통령이 지금 장관 임명하듯 임명해버리면 그만인 일이다.

그럴 경우 대통령의 당부는 한낱 입에 발린 소리가 될 수 있다.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하는 공수처를, 지금 윤석열 검찰을 경험한 탓으로 살아있는 권력에 대해 집요함을 보이지 못하도록 예방한다는 가설은 충분한 일이다. 자라보고 놀란 가슴 어찌 솥뚜껑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있겠는가?

윤석열과 같은 인사를 공수처장에 임명할 만한 대범함을 더 이상 기대하기는 어려울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약 윤석열을 초대 공수처장에 임명한다면 야당의 반발도 잠재울 수 있고 진정성을 보여줄 수 있는 일이지만 언감생심이겠지.

전가의 보도로 활용될 일만 남았다는 우려가 현실이 될 개연성이 있는 반면 정권이 바뀌면 자승자박이 될 가능성도 있다.

궁금한 것은 윤석열처럼 임명에 절대적 찬성을 했던 인사가 원리원칙대로, 즉 대통령의 당부(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를 충실히 이행한다면 그때는 또 어찌할 것인지 대단히 궁금하다. 공수처 위의 또 다른 조직을 만들 수도 없는 일이고...

새집을 짓게 되면 ‘새집 증후군’이라는 것이 있다. 공수처법이라는 새집이 어떤 증후군을 발산할지 심히 우려되는 바다.

쌍수를 들고 환영했던 기조가 언제까지 변함이 없을지 지켜볼 일이다.

▲검찰청 전경

야당도 지겨운 의원직 사퇴 같은 것으로 국민을 기만하려 말고 받아들이기 힘들다면 법(헌법재판소)에 호소하는 것으로 갈음해야 한다. 실현 가능성도 없는 의원직 사퇴 노래도 이제 지겹다는 것이 국민들의 말씀이다. 아니면 홍준표 말대로 전부 한강으로 가든지.

무능한 정부에 더 무능한 야당일 뿐이다. 전국의 삼식 씨들에게는 대단히 미안한 말이지만 야당은 말 그대로 ‘삼식이 정당’이다.

폐일언하고 공수처법은 권력싸움의 일종이지 서민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일이다. 그럼에도 여야는 민생은 내팽개치고 목을 맸다. 이제 민생에 전념하기 바랄 뿐이다.  더는 국민을 괴롭히지 마라.

 

 

심춘보 주필  a2575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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