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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복귀는 바른미래당 존립의 분수령
  • 심춘보 주필
  • 승인 2020.01.02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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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전 대표가 돌아온다는데 가만히 있으면 서운해할 것 같아 생각을 간추려 본다. 

며칠 전, 유시민 노무현 재단 이사장은 안철수가 정치를 하려면 지금이 적기라고 했다. 반면 필자는 적기가 아니라고 반박했다.

결국 안철수는 유시민의 훈수(?)에 행동으로 보여주었다.

참고로 필자는 유시민의 훈수를 수상전(바둑에서 완생 하지 못하고 고립된 돌끼리 사활을 다투는 상황)을 유도한 일종의 계략으로 받아들였다. 제 3지대의 분란을 유도하기 위한...

바른미래당은 바둑의 형세에 비교하자면 옥집(집 모양은 갖추었으나 필요한 연결점을 상대가 끊어놓아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형국)과 같다.

바둑의 형세와 다른 게 있다면 누가 끊어놓은 게 아니라 스스로 화를 자초했다는 점이다. 안철수 자신도 그렇지만 내부 분란도 그렇다.  그럼에도 연결점이 안철수라는 것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기댈 언덕은 안철수 밖에 달리 없다. 바른미래당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주장도 안철수를 염두에 두고 한 말일 것이다. 평화당이나 대안신당과의 합당을 거부한 것은 안철수만 돌아오면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 아니었나 싶다. 안철수를 시답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도 많지만 아직도 그를 지지하는 일정 세력이 있는 것은 기정사실이다. 요즘 말로 개무시할 대상은 아니다.

그러나 그 기대가 어떤 결말을 낳을지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 돌아오는 자체가 화제가 될 수는 있겠으나 예전의 안철수를 기대하는 것은 과욕이다. 집 나갔던 아들이 돌아오면 동네가 시끌짝 하는 것은 당연한 것처럼 이야깃 거리는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를 필요로 하는 안철수 계나 손학규 측에서는 만면에 화색이 돌고 있으나 그의 복귀가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는 지켜봐야 한다. 아직 그가 어떤 결정도 내리고 있지 않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한편 어찌 안철수의 속을 알 수 있겠는가만 돌아온다는 안철수의 선택지는 크게 세 가지가 있을 것으로 본다.

첫째는 바른미래당 잔류다. 잔류를 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 사실상의 주인인 그가 손학규 지시를  받기 위해 돌아오는 것 같지는 않고 , 손학규 대표 사퇴 후 비대위 체제로 전환 위원장 자리를 꿰차는 길이다. 그러나 환영한다는 논평은 내놓았지만 손학규 대표가 대표 자리를 순순히 내려놓을 것 같지 않은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손 대표, “내 입으로 대표직 내려놓는 얘기 한 적이 없다.”) 

손 대표의 결정이 바른미래당 잔류 여부가 될 것이다. 손학규도 안철수가 필요하지만 언제 안철수가 보수 대통합에 합류해 버릴지 완전한 믿음은 갖고 있지 않을 것이다. 갖은 비난을 들어가면서 당을 지킨 노력이 허사가 되는 일은 결코 하지 않을 것이다. ‘정명가도’를 거부한 조선처럼 말이다.  “안철수 전 대표의 건승을 기원한다.”라는 대목이 유승민에게나 하는 것처럼 들리는 것도 순순히 길을 터주지 않을 것이라는 의중이 묻어있다고 본다.

둘째는 유승민의 새보당 합류 후 보수 통합의 대열에 합류하는 것이다. 현재로서 가장 가능성 있는 선택지다.

손 대표와의 합의가 성사되지 않을 경우다. 또한 연동형비례대표제가 불발되었다면 돌아오는 시기가 지금이 아닐 수도 있었겠으나, 그렇다고 해서 지금 상황으로는 자신의 힘으로 총선에서 바른미래당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지 불투명하다는 것쯤은 인지하고 있을 것이다. 그런다고 당을 거의 만들어가는 새보당과 다시 합친다는 것도 웃기는 얘기다.(손학규가 버티고 있는 한 유승민은 결코 돌아오지 않을 것.) 그가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은 보수가 더 크다. 국민의당을 쪼개버린 것도 결국 보수에 애정이 있었기 때문으로 보는 것은 무리가 아니고, 중도라는 개념으로 정권을 잡을 수 있다는 망상을 버렸을 것이다. 

유승민과 함께 새로운 보수의 기치를 내건다는 것은 추론을 넘어 거의 기정사실로 받아들여도 무방하다는 견해다.  따라서 가장 높은 가능성이다.

마지막 선택지는 신당 창당이다.

국민의당이 총선을 불과 2개월 앞두고 창당(2월2일)한 것의 전례를 보면 물리적 시간은 충분하다. 그러나 지금 상황은 당시와는 다르다. 당시에는 안철수 현상이 살아 있을 때였기 때문에 가능했던 점도 있었다. 따라서 창당은 당장 꺼내들기보다 필요하다면 총선 이후 정계개편을 바라볼 수 있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희박한 선택지다. 그렇다고 완전히 배제할 수도 없다.  안철수 생각은 늘 보편적 상식을 뛰어넘었기 때문에 말이다.

그가 우상귀에서부터 돌을 놓을지 아니면 중앙에다부터 돌을 놓을지는 시간이 말해 준다. 다만 그가 돌아온다고 해서 버선발로 나서 환영하는 마음이 언제까지 유지될지는 모른다. 자신들의 요구와 별개의 행동에 돌입한다는 가정 하에 말이다.

어찌 됐건 안철수계는 살판난 것임에는 분명해 보이지만 그를 전략적으로 이용하려는 세력에게는 결코 이롭지만은 않을 것이다. 청안시가 백안시로 바뀌는 것은 순식간이다.

정계 복귀를 결정한 이상 미생으로 남을지 완생이 될지는 지켜봐야 알겠지만 안철수의 복귀가 정국을 요동칠 만한 파급력은 없을 것으로 본다. 보수 통합의 한 축은 될지 몰라도 야권 전체를 통합하는 데는 대단히 부족한 역량이다. 필자의 눈에는 이번에도 조급증이 발동한 것뿐이다.

그나저나 바른미래당은 또 한 번 홍역을 치를 일만 남은 것으로 보인다. 

끝으로 바둑에 삼패라는 용어가 있다.  대마가 사활이 걸린 상태에서 패가 세 군데 나누어지는 것을 말한다. 안철수의 복귀로 3지대가 세 패 이상으로 나누어질 가능성이 더 짙어졌다.  그렇다면 두나 마나 한 판이다.

사족: 필자는 바둑을 둘지 모른다.(오목은 가능)  다만 용어 몇 가지만 알 뿐이다. 

 

 

심춘보 주필  a2575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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